[요지경] 개발과 보존의 딜레마 '애터미 패밀리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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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경] 개발과 보존의 딜레마 '애터미 패밀리파크'
  • 뉴스채널1
  • 승인 2020.03.11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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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용

 

 

개발과 보존은 늘 뜨거운 쟁점이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이 두 쟁점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특히 역사문화자원만큼이나 개발과 보존이라는 극단적인 대립을 보이는 분야가 흔치 않다. 최근 송산리고분군이 자리한 정지산 리조트개발사업 또한 개발과 보존이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공주시의 최대 효자 기업 중 하나인 애터미가 금광과 연미산이 바라다 보이는 이곳(정지산 뒤편 웅진동 산 115-4번지 일원)에 대규모 숙박시설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시민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곳 부지는 지난 1997삼립개발이 하일라콘도를 짓는다며 터파기를 완료한 뒤 공사를 중단했고, 이후 이랜드 그룹이 인수한 뒤 2010년 대백제전과 정부의 4대강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계룡산 금강 켄싱턴 리조트추진 계획을 세웠다가 중단하는 등 23년째 방치돼 주변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애터미는 해당 부지에 국내외 550만 명에 달하는 애터미 회원들이 묵을 수 있는 패밀리파크 리조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리조트가 완공되면 연간 50만여 명의 애터미 회원들이 공주를 방문할 것으로 기대돼 고용창출 및 인구 유입 효과, 지역 농수축산물 판로 확대 등 지역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아울러 리조트의 승마체험 등 관광콘텐츠와 공주시의 관광자원을 연계해 머무르는 관광도시위상을 세워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뿐만 아니라 주변 관광지 개발에도 탄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하지만, 해당 부지가 문화재보호구역이라는 점에서 고도보존(古都保存) 심의라는 복병을 만났다. 층수를 비롯한 건축물 디자인과 규모 등이 심의 대상으로, 문화재 경관 저해 여부가 관건이다.

 

고도보존법에 따른 고도보존육성지역심의위원회가 향후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 주목되는 대목으로, 일전 공식적인 고도보존 심의에 앞서 진행된 사전 의견 청취자리가 기업 성토장이 됐다는 후문은 그다지 달가운 소식은 아님에 틀림없다. 지역경제에 훈풍을 기대한 시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문화재를 보호하고 보존해야 하는 만큼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해당 부지를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으로, 최선의 대안을 도출해 내야 한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구더기를 어떻게 걷어내야 할지, 어떻게 하면 고도의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개발할 수 있을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무턱대고 반대만 할 것이 아니다. 보존만이 능사가 아니다. 반대로 개발만이 능사도 아니다.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한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면서도 미래 세대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는 발전이 무엇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무분별한 개발이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상기함과 동시에 적절한 개발은 일자리 창출과 도심활성화, 관광자원의 상품화에 따른 소득증대, 지역 자산 가치의 상승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시민 모두의 복지와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적절한 조화와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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