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시인이 사랑하는 한 편의 시----박라연의 가을 화엄사
상태바
김명수 시인이 사랑하는 한 편의 시----박라연의 가을 화엄사
  • 안연옥 기자
  • 승인 2021.11.02 0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명수 시인
▲김명수 시인

그리움에도 시절이 있어

나 홀로 여기 지나 간다 누군가

떨어뜨린 부스럼 딱지들

밟히고 빏히어서 더욱 더디게 지나가는데

슬픈 풍경의 옛 스승을 만났다

스승도 나도 떨어뜨리고 싶은 것 있어 왔을 뗀데

너무 무거워서 여기까지 찾아 왔을 텐데

이렇게 저렇게 살아 온 발바닥의 무늬

안 보이는 발 그림자 무게를

내 다 알지 하며서 내려다보는 화엄사의

눈매 아래서 우리가 흘리는 눈물은 무엇인가

탁탁,타타,타탇

모질게 신발을 털며 가볍게 지나가려 해도

안 떨어지는 낙엽

화엄사의 낙엽은 무엇의 의미인가

 

 

---

 

가을이다. 이맘때 쯤 다시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바로 구레의 화엄사다.

그냥 한 번 가서 잠시 서 있고 싶은 곳, 정신없이 달려 온 지난 세월을 뒤 돌아 보며 화엄사 절마당 한 가운데 잠시 멈춰 서 보고 싶다. 10여년전 가을 빛 짙은 그 날, 화엄사를 찾았었다. 공기,,심지어 바람까지 오염된 환경이지만 여기만은 그 큰 산에서 오는 향기로 맑고 깨끗하고 정겨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지니.

 

이 시에서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오히려 슬퍼서온다. (나태주 시인이 우리집에 와 아름다운 대청호를 보고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슬프다 라고 쓴 시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아니면 그리워서일까. 시인은 옛 스승을 만난다고 했다. 여기서 옛 스승은 누구일까? ,,,대학때 가르친 선생님일까? 자연속의 그 무엇일까? 화엄사안에 있는 그 어떤 부처님일까? 아니 보이지 않는 어떤 그리움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화엄사. 거기엔 보이지 않는 어떤 사랑과 그리움,그리고 외로움과 슬픔까지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어떤 기다림 같은 것이 있을른지도 모른다.

 

그 대 10여년전 어느 날 ,화엄사에서 마시던 한 잔의 차가 그립다. 중국에서 처음 가져 와 차재배를 처음시작했다는 곳이 화엄사 입구 장죽전이라는 곳이란다. 그 때도 곡우 이전에 딴다는 우전이라는 녹차 한 잔을 스님께서 따뜻한 마음과 함께 주신 것이 생각난다. 뒤돌아 생각하면 그리운 추억이다. 화엄사는 또 하나 화엄사를 지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석등이 있다. 높이가 무려 6.4m라고 한다. 왜 그렇게 커야 하냐고 물으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산이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어쨌든 지리산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넓이도 잴 수 없고, 깊이도 알 수 없는 곳이다. 지리산에 천년 역사의 존재물이 숨쉬고 있는 것, 한 번 그 오감을 느낄 수 있는 차 한잔을 마실 수 있다면,구례사람들이 자부심을 갖고 권한다는 것, 진솔한 차 한 잔의 추엌이 아름다운 화엄사를 연상케 한다. 아 단풍이 곱게 불타는 화엄사의 가을 속으로 가 보고 싶다. 그리하여 이 시에서 남기고 간 그 그리움의 발자국도 만나고 싶다. 온 산이 아름답게 물드는 이 가을, 모두가 마음속의 화엄사를 찾아서 여행을 떠나보라고 권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