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트 피아프의 불꽃같은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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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트 피아프의 불꽃같은 생애
  • 박명순 작가
  • 승인 2021.11.20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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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앙 로즈』

 

▲ 사진=네이버 영화
▲ 사진=네이버 영화

인생을 바꿀 기회가 주어진다면 절대로 평범한 인생은 싫다. 에디트 피아프나, 루이제 린저, 아니면 프리다 칼로나 에밀리 디킨슨이나 버지니아 울프, 주세죽이나 허정숙 또는 김명순이나 나혜석처럼 살고 싶다. 10대였을 때, 전혜린을 떠올리며 이런 상상을 할 때는 가슴이 두근두근했었다. 지금은 그저 상상을 즐길 뿐이다. 지나간 일이다.

이들 중에서 단 한 명을 골라야 한다면 아마도 에디트 피아프를 선택하지 않을까. 이런 상상으로 대리만족을 하는 시간, 영화를 보며 그의 음악을 듣는다. 샹송에 문외한이었던 내가 피아프의 CD를 끼고 살게 해준 이 영화를 함께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결혼하고 싶은 남자를 만난 딸이다. 딸에게 그런 날이 온다면 슬쩍 시간이 있느냐 물어보고 이 영화를 보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

거실에 누워서 함께 이 영화에 젖어드는 상상을 하는 시간이 즐겁다.

행복에 젖어,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딸에게 하필 이런 영화를 선물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정확히 콕 집어 설명할 수는 없다. 말없이 딸의 선택을 인정하고 행복을 빌어주겠지만 속으로는 이런 말도 하고 싶은 것이다. 행복한 순간에 감사하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인생은 덧없다는 걸 어렴풋이나마 알아야 한다고. 세월이 흐르면 젊음은 사라지는 것임을 되도록 빨리 예감해도 나쁘지 않으니까. 사랑도 흐르는 세월만큼 변하는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어차피 영원불변한 것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지금 이 순간이 더 소중한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장밋빛으로 보이는인생까지.

나는 내 예술로 사람을 어루만지고 싶었다던 빈센트 반 고흐. 그의 삶을 다룬러빙 빈센트이야기도 살짝 곁들이며 함께 보고 싶은 영화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온다 해도 인생은 장밋빛처럼 아름답다는 진실을 부적처럼 간직하며 살았으면 싶은 것이다.

 

에디트 피아프, 그녀는 열정의 여인이다. 자신의 재능을 사랑하고, 노래를 위해 불꽃같은 삶을 살았다. 그녀의 노래를 중심으로 엮어가는 이 영화에는 장밋빛 인생’, ‘빠담 빠담 빠담.’ ‘후회하지 않아등등 셀 수 없이 많은 노래와 사연이 등장한다.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열정을 마리앙 꼬띠아르가 열연하여 아름답고 슬프면서 독하고 진한 사랑에 흠뻑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영화에서 빠져나와도 한동안 장밋빛 인생후회하지 않아의 분위기를 벗어나기는 어렵다.

▲ 사진=네이버 영화
▲ 사진=네이버 영화

 

출생부터 불행했던 여인, 각막염으로 시력상실까지 갔던 어린 시절의 혹독한 경험, 가수로서의 명예와 영광을 누렸지만 47세에 숱한 병으로 고생하다 생을 마감했던 예술가. 그녀는 시행착오도 많았고 한 번도 단란한 가정을 가져보지 못했어도 늘 당당하게 생을 사랑했던 사람이다. 누군가와 이 영화를 보면서 예술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 딸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예술을 지원하고 아끼는 마음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조차 마음이 설렌다. 유한한 인간에게 주어진 축복의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러니까 단 한 순간의 축복일지라도 감사할 줄 아는 여유로움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 그 안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 더 뜨겁게 강렬하게 살고 싶은 자유의지의 의욕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 등등.

▲ 사진=네이버 영화
▲ 사진=네이버 영화

 

음악영화는 영화자체로 음악을 만날 수 있으니 좋은 인연을 기대하는 기쁨이 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을 만났을 때의 황홀함이나 장엄함 또한 복권에 당첨된 즐거움에 비교할 수 없는 큰 행운으로 기억에 남는다.

▲ 사진=네이버 영화
▲ 사진=네이버 영화

 

(2007 제작, 체코외, 올리비에 다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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