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시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한 편의 시----김수영의 푸른 하늘을
상태바
김명수 시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한 편의 시----김수영의 푸른 하늘을
  • 안연옥 기자
  • 승인 2022.01.10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명수 시인
▲김명수 시인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이래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 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김수영(1921-1968)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시를 읽다 보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시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김수영의 시다. 특히 이 푸른 하늘을 이란 시는 제목에서부터 설레이게 하다가 자유,비상,노고지리,피의 냄새,혁명,고독으로 이어지는 단어들에서 점점 클라이막스로 올라 갔다가 혁명과 고독에 와서 잔잔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자유를 상징하는 푸른 하늘을 나르는 노고지리, 노고지리가 그 광활한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것을 상상 해본다. 노고지리는 그 푸른 하늘을 날기 위해 독수리의 위험도 감수해야 하고 앞으로 차고 날기 위해 힘도 써야 하고 방향을 잘 잡아서 진정한 자유와 먹이가 있는 곳을 찾아 가야 한다. 노고지리가 찾고자 하는 자유는 결코 그냥 오는 게 아닌라는 것을 날아 본 자만이 알 수 있다.

 

김수영 시인은 가장 자유롭고 솔직한 시인이라고 말한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그가 갖고 있는 사상이나 비밀한 울음,시대적 상황이나 부끄러움 등 그 모든 것들을 적당히 취사 선택해 쓸 수 있었음에도 가장 솔직하고 자유로움을 택했다. 그러기에 오늘 날에도 수 많은 시인들이나 독자들이 김수영의 시를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 하다. 솔직해야만이 인간이 갖고 있는 내면의 아픔을 치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좋은 시 한 편은 마음을 치유하기도 하고 용기를 갖게 해 주기도 한다.

민주주의 역시 그렇다. 누군가 앞에서 민주화를 외쳤고 자유를 갈구 했고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기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기에 가능했듯이 노고지리도 자유로운 비상을 위해 안과 밖에서 부딪히는 것을 뚫고 앞으로 나아갔기에 저 푸르고 아름다운 하늘을 마음 껏 날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진정한 자유는 노력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김수영은 1949년 김현경 여사와 결혼하고 바로 6,25전쟁이 일어나 서울에 있다가 인민군에 붙잡혀 의용군이 되었다. 그러나 탈출을 감행해 집으로 왔지만 경찰에 잡혀 거제도 포로수용소로 보내진다. 그리고 숱한 고생 끝에 석방되었다. 이 때의 여정을 그의 시 '조국에 돌아오신 상병포로(傷病捕虜)동지들에게2'에서 다음과 같이 나타내고 있다.

'북원(北院) 훈련소를 탈출해 순천(順川) 읍내까지도 가지 못하고 / 악귀의 눈동자보다도 더 어둡고 무서운 밤에 중서면(中西面) 내무성(內務省) 군대에게 체포된 일을 생각한다. / 그리하여 달아나오던 날 새벽에 파묻었던 총과 러시아 군복을 사흘을 걸려서 찾아내고 겨우 / 총살을 면하던 꿈같은 일을 생각한다.

 

그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수용소에서 생니를 하나씩 뽑아 내며 죽음의 시간을 버텨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그 만큼 자유를 갈구 했고 그 연장선에서 4,19 시를 발표하는 등 암담한 시대적 상황에서 저항의식을 보여준 대표적인 시인이 되었다. 그는 언제나 자유롭고 싶었다. 그러나 자유롭지 못했다. 그리하여 이 작은 새 노고지리가 상징 하듯 그 자유로움을 찾고자 했다.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할 때 이 시를 반복해 읽다보면 가슴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