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를 공주답게, 교육도시 공주를 더더욱 교육도시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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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를 공주답게, 교육도시 공주를 더더욱 교육도시답게
  • 전병철 작가
  • 승인 2022.02.15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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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지역 학교 홈페이지 ‘학교연혁’과 ‘역대 교장’을 살펴보면

전병철(작가, 전 역사교사)

 

세계유산도시이자 역사문화도시인 공주를 흔히 교육도시라고 말하기도 한다. 학교가 많아서 교육도시인지, 초등과 중등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교를 모두 갖고 있어 교육도시라고 하는지, 예전에 공주는 충남의 중심지이자 충남을 대표하는 초·중등학교를 유치하였기에 그런지, 명문고가 많아서 교육도시라고 하는지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공주지역에 학교가 적잖은 것은 분명하다. 2022년 현재 공주지역에는 초등학교 28, 중학교 14, 고등학교 10, 52개 초··고등학교가 있으며, 여기에 특수학교 1, 유치원 34, 87개 유··중등학교가 있고, 대학교만 해도 공주대학교, 공주교육대학교 2개가 있다. 이런 공주지역에 학교가 언제 세워졌는지 충청남도공주교육지원청 홈페이지 자료를 참고하여 시기를 구한말/일제강점기/해방이후로 나눠 설립·개교한 순서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충청남도공주교육지원청 홈페이지 시작 화면  ⓒ공주교육지원청 누리집
▲충청남도공주교육지원청 홈페이지 시작 화면  ⓒ공주교육지원청 누리집

초등학교(28개 학교_공립27, 사립0, 국립1)

  • [구한말]
  • 공주중동초등학교(1898 공주사립소학교 설립, 1906 공주공립보통학교 개교)
  • [강점기]
  • 이인초등학교(1913 이인사립삼흥학교 개교, 1917 이인공립보통학교 인가)
  • 유구초등학교(1914 유구공립보통학교 개교)
  • 계룡초등학교(1919 계룡공립보통학교 인가, 1919 갑사 진해당에서 개교)
  • 반포초등학교(1921 반포공립보통학교 개교)
  • 호계초등학교(1921 호계공립보통학교 개교)
  • 정안초등학교(1922 정안공립보통학교 개교)
  • 의당초등학교(1923 의당공립보통학교 개교)
  • 우성초등학교(1925 우성공립보통학교 개교)
  • 신풍초등학교(1927 신풍공립학교 개교)
  • 탄천초등학교(1929 탄천공립보통학교 개교)
  • 마곡초등학교(1934 호계공립보통학교부설운암간이학교 인가)
  • 덕암초등학교(1938 덕암심상소학교 설립인가 1938 개교)
  • 공주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국립](1938 공주여자사범학교부속소학교 개교)
  • 공주금학초등학교(1940 공주금학공립심상소학교 설립인가, 1940 개교)
  • 귀산초등학교(1941 귀산공립국민학교 설립개교)
  • 태봉초등학교(1944 이인국민학교 태봉분교장 설립)
  • 경천초등학교(1945 계룡국민학교 경천분교장 인가)
  • [해방후]
  • 공주봉황초등학교(1945 공주상반국민학교 개교)
  • 효포초등학교(1946 계룡국민학교 효포분교 설립)
  • 상서초등학교(1949 우성초등학교 상서분교장 인가)
  • 석송초등학교(1949 석송국민학교 개교)
  • 신관초등학교(1961 신관국민학교 개교)
  • 학봉초등학교(1962 반포국민학교 학봉분교장 개설)
  • 수촌초등학교(1963 의당국민학교 수촌분교장 인가)
  • 구산초등학교(1967 유구국민학교 구산분교장 개교)
  • 공주교동초등학교(1967 공주교동국민학교 설립인가개교)
  • 공주신월초등학교(1998 공주신월초등학교 설립인가, 2002 신관초에서 분리)

중학교(14개 학교_공립10, 사립3, 국립1)

  • [구한말]
  • 공주영명중학교[사립](1906 미국인 선교사 우리암=Williams 영명학교 설립)
  • [강점기]
  • 공주중학교(1922 공주공립고등보통학교 설립인가개교, 1973 현 위치로 이전)
  • 공주여자중학교(1928 공주고등여학교 설립인가개교, 1979 현 교사로 이전)
  • 탄천중학교(1929 탄천공립보통학교 개교)
  • [해방후]
  • 경천중학교[사립](1950 경천고등공민학교 개설)
  • 봉황중학교(1951 공주농업고등학교병설 학교로 개교, 1974 현 교사로 이전)
  • 유구중학교(1952 유구중학교 설립인가개교, 1955 현 교사로 이전)
  • 공주대학교사범대학부설중학교[국립](1953 공주사범대학부속중학교 설립개교)
  • 정안중학교(1954 정안중학교 설립 인가개교)
  • 공주북중학교[사립](1967 학교법인 금성학원 인가, 1967 공주북중학교 설립인가)
  • 우성중학교(1971 우성중학교 개교)
  • 반포중학교(1977 반포중학교 설립인가, 1978 개교)
  • 사곡중학교(1978 사곡중학교 설립인가, 1979 개교)
  • 이인중학교(1981 이인중학교 설립인가, 1982 개교)

고등학교(10개 학교_공립5, 사립4, 국립1)

  • [구한말]
  • 공주영명고등학교[사립](1906 미국인 선교사 우리암=Williams 영명학교 설립)
  • [강점기]
  • 공주고등학교(1922 공주공립고등보통학교 설립인가개교)
  • 공주여자고등학교(1928 공주공립고등여학교 4년제 설립인가개교)
  • 공주생명과학고등학교(1933 구 충청남도 청사에서 개교, 1949 신교사로 이전)
  • [해방후]
  • 공주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국립](1953 공주사범대학부속중학교 설립인가)
  • 공주금성여자고등학교[사립](1967 금성학원 인가, 1979 금성여자고등학교 인가)
  • 공주마이스터고등학교(1971 유구종합고등학교 설립 인가)
  • 공주정보고등학교[사립](1978 공주여자상업고등학교 설립인가, 1979 개교)
  • 한일고등학교[사립](1985 학교법인 한일학원 설립, 1987 개교)
  • 충남과학고등학교(1993 학교 설립 인가, 1994 개교식)

특수학교(1개교_공립1)

  • 공주정명학교(1984. 공주정명학교 설립 인가, 1984 공주봉황초에서 개교 및 이전)

유치원(34개 학교_공립27, 사립6, 국립1)

  • [공립] (1981)계룡초병설유치원, 공주금학초병설유치원, 공주봉황초병설유치원, 구산초병설유치원, 신풍초병설유치원, 우성초병설유치원, 유구초병설유치, 당초병설유치원,이인초병설유치원, 정안초병설유치원, 탄천초병철유치원, 태봉초병설유치원, 호계초병설유치원 / (1982)마곡초병설유치원, 반포초병설유치원, 상서초병설유치원 / (1983)귀산초병설유치원 / (1984)덕암초병설유치원, 공주교동초병설유치원, 석송초병설유치원, 수촌초병설유치원, 효포초병설유치원, 학봉초병설유치원 / (1987)경천초병설유치원, 공주중동초병설유치원 / 공주신월초병설유치원(2002) / 신관유치원(2003)
  • [사립]근화유치원(1946), 원효유치원(1991), 자람터유치원(1996), 한국영상대학교부설유치원(2002), 숲생태유치원(2008), 행복한울타리유치원(2016)
  • [국립]공주대사범대학부설유치원(1996)

대학교(2개 학교_국립2)

  • 공주교육대학교(1938 공주여자사범학교 개교, 1951 공주사범학교, 1962 공주교육대학 2년제, 1982 공주교육대학 4년제, 1993 공주교육대학교)
  • 공주대학교(1948 도립 2년제 공주사범대학 설립 인가, 1948 공주여자사범학교에서 개강, 1950 국립공주사범대학, 1956 공주사범대학 4년제, 1969 신관동으로 이전, 1990 일반대학 공주대학’, 1991 종합대학 공주대학교’)

이상의 정리는 공주교육지원청 홈페이지와 공주지역 학교 홈페이지 학교연혁을 중심으로 관련 자료를 찾아 보완하였는데 굳이 이렇게 정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정리해서 보면 내가 사는 지역에 학교가 얼마나 있고, 언제 세워졌는지 한눈에 비교할 수 있으며, 가장 먼저 세워진 학교나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학교는 어느 학교인지, 공주지역 전체 학교의 상황 등을 파악하기가 쉽다.

유치원을 보면 1980년대에 대부분 세워진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때가 베이비붐 세대의 자식이 유치원에 들어갈 시기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1920년대 이후 중·고등학교는 물론 면()지역에까지 초등학교가 적잖게 세워지는 것을 보면 이때가 일제 문화통치 기간이었던 것과 연결해 볼 수도 있다. 거꾸로 1933년 공주농업고등학교가 세워지고 1938년 공주여자사범학교가 공주에 세워진 것은, 조선총독부가 충청남도청을 공주에서 대전으로 옮기려 하자 공주지역에서 반대 시위(충남도청 이전 반대 운동)가 이어지는 가운데 결국 1932년 도청이 이전하면서 그 대가로 세워진 것임을 확인(1933년 세워진 금강철교도 마찬가지)할 수도 있다.

공주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학교(근대학교)는 사립학교로 공주사립소학교’(현 중동초등학교)영명학교’(현 공주영명중·고등학교)이다. 공주사립소학교는 1898년 심기섭(沈驥燮) 등의 노력으로 공주에 세운 최초의 근대학교이자 충청남도 최초의 민족계 사립초등학교이며, 영명학교는 1906년 미국인 선교사 우리암(禹利岩)[윌리엄스(Frank E. C. Williams)]이 세운 공주 최초의 중등학교이다. 소학교(小學校)1895년에 설치된 근대적 초등교육기관으로, 1906년 보통학교로 개편되었다가 1938년 다시 소학교로 명칭이 바뀌어 1941년 국민학교로 개편되었고 1996년 초등학교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영명학교가 처음 세워질 때는 명설학교, 명선여학교, 중흥학교로 불리었다고도 하는데, 영명학교 설립은 당시 공주는 물론 충청권 최초의 근대식 중등학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주객사가 있던 곳에 세워진 공주중동초등학교 교문과 ‘공주객사 터’ 안내문  ⓒ전병철   /   영명학교와 전교생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공주객사가 있던 곳에 세워진 공주중동초등학교 교문과 ‘공주객사 터’ 안내문  ⓒ전병철   /   영명학교와 전교생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공주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공립학교는 1906년 개교한 공주공립보통학교’(공주사립소학교가 공립으로 개편현 중동초등학교)1922년 개교한 공주공립고등보통학교’(현 공주중·고등학교)이다. 당시 일본인 자녀는 대전중학교(1917년 관립 경성중학교 대전분실 설치·개교, 현 대전고등학교)에 많이 다녔지만, 조선인 자녀는 먼 거리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다니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충청남도 유지(有志)들이 조선인 자녀가 다닐 중등학교로 충남의 공립고등보통학교를 자기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공주고등보통학교 유치 운동)하였는데 결과는 공주에 세워졌다. 공주공립고등보통학교는 조선인 자녀를 위한 공립 인문계 고등학교로는 충청남도에 최초로 설립된 중등학교로써 공주는 물론 충청남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한편 조선인 자녀를 위한 공립고등보통학교를 공주로 유치하는데 충청남도지사를 지낸 김관현(金寬鉉)이 힘을 썼다고 하여 그의 공덕을 기리는 흥학선정비(興學善政碑)가 현재 공산성 주차장 옆에 세워져 있기도 한데, 김관현은 친일인명사전 수록된 친일반민족행위자이다. 조선인 자녀를 위한 학교를 세우기 위해 친일반민족행위자가 큰 공을 세웠다니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주공립고등보통학교(1920년대 공주고)   ⓒ공유마당   /   김관현 흥학선정비(오른쪽에서 두 번째 비석)가 있는 공산성 주차장 옆 ‘공주 금성동 선정비군’   ⓒ전병철
▲공주공립고등보통학교(1920년대 공주고)   ⓒ공유마당   /   김관현 흥학선정비(오른쪽에서 두 번째 비석)가 있는 공산성 주차장 옆 ‘공주 금성동 선정비군’   ⓒ전병철

충청남도교육청에서는 2019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미래 100년 학교문화 개선 캠페인을 하면서 학교 안 일제 잔재(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사업을 하였다. 이에 학교 중앙 현관, 계단, 복도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걸려있는 역대 교장 사진 가운데 일제강점기 교장 사진을 전시하고 있는 학교를 조사해보니 충남지역 전체 713개 학교 가운데 초등학교 23, 중학교 1, 고등학교 5, 29개 학교로 파악되었다. 우리 공주지역은 초등학교 4, 중학교 1, 고등학교 1, 6개 학교(고등학교 2개 학교는 첫 조사 당시 자료 미제출로 미포함)로 파악되었다.

  [참고] 충청남도교육청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과 새로운 학교문화」 토론회(2019.02.26. 독립기념관) 자료
  [참고] 충청남도교육청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과 새로운 학교문화」 토론회(2019.02.26. 독립기념관) 자료

충청남도교육청에서는 일제강점기 교장 사진을 전시하고 있는 해당 학교 교직원학생학부모동문회 등 교육가족이 협의하여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권장하였다. 더불어 전시한 사진을 학교 역사관이나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장소로 옮기는 등 다양한 방법을 안내하였다. 그 결과 해당 학교 대부분이 중앙 현관이나 계단, 복도 등에 전시하였던 일제강점기 학교장 사진,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교장 사진을 청산하였다.

그런데 빠진 게 있었다. 학교 홈페이지 학교소개에서 역대 교장에 대해 안내하는 것을 살펴보지 못하였다. 그래서 공주지역 초··고등학교/특수학교/유치원/대학교 홈페이지 역대 교장·원장·학장·총장을 나름 조사·정리하였다. 살펴보니 공주대학교와 공주교육대학교 모두 일제강점기 학장·총장은 소개하지 않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군정기(해방 직후부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까지 미군이 통치하던 시기)에 해당하는 학장·총장도 소개하지 않고 있으며, 정부 수립 이후(공주교육대는 1960년대 이후) 학장·총장만 소개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개된 학장·총장 가운데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친일반민족행위자는 없었다. 특수학교와 유치원은 1980년대 이후에 설립되어 일제강점기 교장이나 원장은 있을 수 없으며, 역사가 짧기도 하고 별도로 홈페이지를 운영하지 않는 기관이 많아 역대 원장을 소개하는 학교는 거의 없었다.

공주지역 초·중·고등학교를 보면, 현재 충남지역 초··고등학교 홈페이지는 충청남도교육청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학교마다 나름 특색 있게 하다 보니 역대 교장을 소개하는 학교도 있고, 아예 없는 학교도 있었다. 대부분 학교에서는 역대 교장을 아예 소개하지 않고 있는데, 일부 학교에서는 역대 교장을 소개하면서 일제강점기 교장까지 자세하게 소개하기도 하였다. 일제강점기 교장 사진을 소개하는 학교는 하나도 없었지만, 일제강점기 교장 이름과 재임 기간까지 꼼꼼히 소개하는 학교가 있었다. ‘역대 교장을 소개하고 있는 학교를 유형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제강점기 교장 이름과 근속기간, 근무변동사항까지 소개하고 있는 학교로 ○○○○학교가 있다. 학생들이 읽기 쉽지 않은 한자로 표시된 교장 이름, 여기에 다른 곳으로 옮겨간 내용까지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소개할 필요가 있는지? 또 한편으론 일제강점기 역사도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인 만큼 당시 교장이 누구이고 언제 교장으로 있었는지 남겨두는 것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다만, 홈페이지에서까지 이렇게 자세히 소개할 필요가 있는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일제강점기 교장도 우리 학교 교장이며, 그들의 자료를 남겨두지 않고 빼버린다면 일제강점기 교장은 누구였는지 알 수 없을뿐더러 그들의 행위를 덮어주는 꼴이 된다. 오히려 밝혀놓음으로써 기억하거나 자료로 활용하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부끄러운 역사도 우리 역사다. 부끄럽다고 덮어둘 게 아니라 오히려 기억해 다시금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일제강점기 교장을 소개하지 않는 게 오히려 더 문제일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맞는 말이다. 하여 일제강점기 교장 소개는 어찌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고, 나아가 무엇이 일제 잔재(친일 잔재)이고 과연 친일 청산은 어떤 방식으로 해야 바람직한 지 이참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충청남도교육청에서는 학교에서 일제강점기 교장 사진을 자랑스럽게 전시하고 있는 현실을 일제 잔재(친일 잔재)로 보고 이들 사진을 다른 곳으로 옮겨 교육자료로 활용하도록 권장하였다. 홈페이지에 일제강점기 교장 사진은 없는 만큼 하등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다만, 일제강점기 교장을 소개하면 안 되는지, 소개를 한다면 이름·재임기간·근무변동상황 등 어디까지 소개해야 하는지, 일제강점기 교장은 한 번에 몰아서 소개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한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둘째, 일제강점기 교장이 몇 명이 있다고 소개하거나 한 번에 몰아서 간단히 소개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해방 이후 교장부터는 좀 더 자세히 이름과 사진 등을 소개하는 학교로 □□□□학교와 △△△△학교가 있다. 다만, 해방 이후 역대 교장에 대해 어디까지 소개하느냐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교장 사진을 공개하지 않고 이름만 소개하는가 하면 교장 이름과 재임 기간은 물론 사진까지 소개하기도 한다. 학교마다 특색 있게 소개하는 게 당연하다. 다만, 어느 학교는 사진도 없고 한글 이름만 있는데, 어느 학교는 사진도 있고, 한자 이름까지 있다 보니 느끼는 차이가 크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차이 일수도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셋째, 해방 이후에 개교하였기에 일제강점기 교장은 없고, 개교한 이래 역대 교장의 이름과 재직기간, 사진까지 공개하고 있는 학교로 ◇◇◇◇학교가 있다. 역대 교장을 소개하는 제목도 ◇◇를 빛낸 역대 교장이라고 하였으며, 역대 교장을 재직한 순서대로 나열하면서 해당 교장을 클릭하면 큰 사진과 함께 이름과 재임 기간을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역대 교장을 공개해야 하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운영위원회 명단을 소개하고 있지만, 이름을 전체 공개하지 않고 이름 가운데 자는 처리하여 공개하고 있다. 또 따로 역대 운영위원장을 소개하고 있지도 않다. 다만, 다른 대부분 학교도 그렇지만 학교의 주인인 학생을 대표하는 역대 학생회장에 대한 소개는 어째서 없는지 모르겠다. 학교 주인은 교장이 아니다. 역대 교장에 대한 지나친 소개는 어쩌면 권위적인 교육의 잔재가 아닐까 싶다. 생각해 볼 일이다.

마찬가지로 해방 이후에 개교하였기에 일제강점기 교장은 없지만, 개교한 이래 역대 교장의 이름과 재직기간, 사진까지 공개하는 것 이외에 역대 운영위원장 이름과 사진까지 공개하고 있는 학교로 ▽▽▽▽학교가 있다. 역대 운영위원장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는 게 필요한지, 교육적인지 고민해 볼 일이다. 최근 개인정보보호가 강조되면서 대부분 학교에서는 근무하는 교직원의 이름을 전면 공개하지 않고, 이름 가운데 자는 처리하여 공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교운영위원회 명단도 이름 가운데 자는 처리하여 공개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운영위원장이기에 이름을 다 공개할 수도 있겠지만, 사진까지 공개하는 것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굳이 학교를 대표하는 인물을 소개하려면 운영위원장보다 교장보다 오히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원인 학생을 대표하는 역대 학생회장을 소개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다르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한편 공주지역 학교 홈페이지에서 학교연혁을 나름 새롭게 소개하고 있는 학교가 있었다. 대부분 학교는 홈페이지 학교연혁에서 언제 인가받아 설립하고, 개교하고, 옮기고, 이름이 바뀌었다는 등의 내용으로 채워진 것에 비해 공주영명중학교는 색다른 내용까지 담고 있다. 일반적인 학교연혁 내용과 함께 1919 공주 읍내장 독립만세 운동 주도, 1929 동맹휴학으로 항일운동 전개, 1940 Williams 교장 강제 출국, 1942년 일제의 강압으로 폐교등 일제에 저항하여 독립만세운동과 항일운동을 펼친 일과 일제로부터 탄압받았던 사실을 소개하고 있다. 영명중학교는 항일독립운동을 펼친 학교였으며 이에 자부심을 가질 만할 학교였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학교연혁을 특색 있게 꾸미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학교마다 특색이 있기 마련이고, 그에 걸맞은 학교연혁으로 홈페이지가 꾸려진다면 우리 공주지역 학교 홈페이지 얼굴이 훨씬 환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상에서 제기한 것들이 일제 잔재이고 꼭 청산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은 아니다. 공주지역 학교 홈페이지에서 일제 잔재라고 단정할 만한 것이 있는 학교는 없다. 다만, 예전부터 관행처럼 해왔던 것을 아직도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는 않는지, 학교 홈페이지에서 이렇게까지 소개할 필요가 있는지, 정녕 우리는 학생들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등등 다시 생각하고 한번쯤이라도 고민해 봤으면 하는 입장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다. 꼭 일제 잔재는 아니더라도 권위적인 교육은 마땅히 청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민주시민사회에 걸맞은 교육이고, 그래야 교육도시 공주가 한결 교육도시답지 않을까 싶다.

학교에서 정작 주목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교장이 아니라 학생이고, 학교운영위원장이 아니라 학부모이며, 학교 주인은 개인이 아니라 교육가족 모두가 주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아가 학교는 교직원과 학생, 교육가족은 물론 지역사회, 시민 모두가 함께 정성을 쏟아야 하는, 우리 모두의 삶터이자 우리 미래의 터전이다. 그리고 학교 홈페이지는 학교를 대표하는 우리 얼굴이기도 하다. 하여 학교 홈페이지를 좀 더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공주지역 학교 홈페이지를 살펴보면서 어찌하면 조금이라도 더 나은 학교로 가꿀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교육도시 공주가 더더욱 교육도시답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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