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정의 달 5월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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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정의 달 5월에 부쳐
  • 최창석
  • 승인 2020.05.05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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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 더욱 생각나는 가정의 소중함
6월로 연기된 '석장리세계구석기축제'를 기다리는 어린이. 사진 = 최창석
6월로 연기된 '석장리세계구석기축제'를 기다리는 어린이. 사진 = 최창석

 

코로나19 판데믹이 우리나라를 덥친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 그동안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학교의 개학도 연기되고 모든 공공기관이 문을 닫다시피 하였고 각종 모임이 정지되면서 사람들은 가족들과 주로 생활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기간에 가정폭력이 소폭 늘어났다는 방송을 듣고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연설에서 어려운 이 시기에 가정의 폭력이 없어지는 평안을 기도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프랑스 속담에 못난 새가 자기 집을 더럽힌다라는 말이 있다. 자기가 평생 살고 아껴야 할 자기 가정을 더럽히는 것은 정말로 바보같이 어리석고 못난 일을 하는 것이다.

이제 5월이다. 그리고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은 어린이 날이요, 8일은 어버이 날이며, 11일은 가슴으로 낳는 아기를 만나는 입양의 날이요, 18일은 성년의 날이며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한 달 동안 가정의 중요한 행사가 닷새나 있는 날이기에 우리는 오월을 가정의 달이라 부른다. 주위 산천이 긴 동면을 벗고 신록으로 무성해지는 탄생과 활력이 넘치는 것과 같이 가정도 출생, 성장, 사랑으로 풍성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자하는 인류의 소망에 따라 가정의 달이 만들어 진 것이다.

동물 가운데에 늑대는 그 눈빛을 보면 아주 표독하고 잔인한 육식 동물이다. 그러나 늑대는 평생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아주 가정적인 동물이다. 수컷은 사냥을 주로 하고 암컷은 육아를 담당하며 한 쪽이 죽기 전에는 절대 바람을 피우지 않는다. 한 쪽이 죽어 재혼을 하더라도 기존 배우자의 새끼를 끝까지 책임지고 키운다. 동물의 왕국에서 보는 펭귄의 가족애는 눈물겹다. 배우자와 새끼를 위해 수십 킬로미터를 뒤뚱거리며 걸어가고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오는데 그동안 한 쪽은 영하 30~40도의 혹한과 강풍에 수십 일을 꼼짝 않고 새끼를 품안에 넣고 기다리고 있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 펭귄들은 서로 부둥켜 않은 채 눈으로 뒤덥힌 흰털 복숭이가 되어 몸을 밀착시킨다. 안쪽에서 추위를 녹인 펭귄은 교대하여 밖으로 나와 추위를 다시 막는다. 이런 동작을 생물학계에서는 허들링이라고 하며 이런 활동으로 펭귄들은 6개월의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 옛날 어른들이 가장 즐겨 쓰던 말, 그리고 웬만한 집의 안방에나 대청마루에 흔히 걸려 있던 단어가 있다. 바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다. 잘 알다시피 가정이 화목하면 못 이룰 것이 없고 어떤 고난도 극복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이다.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의 파랑새를 찾기 위해 수 천리를 헤매고 다니다 눈물만 머금고 온 사내가 자기 집 처마 끝에 앉아 있는 파랑새를 보고 땅을 치고 후회하였다는 옛 우화의 일은 되풀이 되지 않아야겠다.

가정의 달.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정을 소중히 여기고 내 가정이 소중한 것처럼 남의 가정의 소중함을 존중할 줄 아는 성숙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요즈음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거의 100%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그들이 마스크를 쓰는 변을 들으면 나보다는 더 소중한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이며, 혹시 내가 만에 하나 남에게 피해를 입힐까 두려운 마음에서 불편한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한다. 이렇게 가정과 이웃사회를 배려하는 정신이 A/C(After COVID-19)이후에도 우리 사회에 정착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교황님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정의 평화와 안녕 뿐 아니라 인류 공동의 집지구를 소중하게 지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아직 코로나가 완전 물러난 것은 아니다.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가정의 달 5월이기에 더욱 더 가정이 단합하고 서로 사랑하여 이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길 기도한다. 또 개인적으로나 세계적으로나 인간사회의 가정, 지구 공동의 집인 지구에 대한 애착과 사랑이 더욱 깊어지는 A/C의 시대가 된다면 이번 코로나를 기회로 하여 지구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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