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퀘렌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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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퀘렌시아’
  • 이희숙 작가
  • 승인 2022.09.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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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희숙 작가
▲ 사진=이희숙 작가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들의 움직임과 옷깃을 스치우는 시원한 바람은 어느덧 가을이 다가왔음을 알려 주는 듯 하다.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자연의 공기를 흠뻑 들어 마시는 순간 도심이 아닌 이곳 제민천 주변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풍경인 나지막한 한옥과 흔들거리는 버드나무의 어우러짐이 눈 앞에 펼쳐진다.

누군가 커피숍의 시작을 알려 주기라도 하듯 한 발짝 두 발짝 발걸음을 옮겨 놓으며 중년의 여자 손님이 들어선다. 커피숍을 둘러 보며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 전시된 것 중 나의 저서인 세상 밖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고 하며 저자의 싸인이 필요하다고 한다.

새로운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누군가의 한마디가 무더위로 지치고 힘들었던 순간을 잊게 해주는 나의 퀘렌시아가 되어 버린다.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잘 알고 지내던 분들이 늦은 밤 운동을 마치고 밝고 환한 미소로 찾아와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것 또한 삶의 활력소로 다가온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넷플릭스 영화를 보는 것이 기분 전환이 된다고 하며 서로가 최근에 본 영화가 같아 함박웃음으로 유쾌한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도 삶의 에너지로 전환되어 재충전되기도 한다.

밤새 비가 내렸음에도 온종일 그치지 않고 내리는 비는 눈을 감으면 바로 잠이 스르륵 올 거 같은 나른함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한다. 대학생들은 개학을 맞이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친구들과 만나 대화의 꽃을 피운다,

낮 시간의 분주함보다 차분함으로 공간이 채워질 때 읽고 싶었던 책들을 다시 보는 것과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에 가슴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닫혀진 공간에서 하루의 긴 일과의 보답이라도 하는 것 마냥 늦은 밤 무작정 길을 걷기도 한다. 고소하고 진한 향기에 이끌리어 멈추어 선 곳은 커피를 로스팅하는 카페들로 한창 열기가 식지 않은 활기찬 분주함이 느껴진다. 끝나지 않은 일들로 작업에 열정을 담고 전념하는 이곳 저곳의 젊음이 넘치는 거리의 풍경은 나에게 능동적인 힘과 에너지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비가 그친 어느날 창밖엔 투명한 풍선 모양의 등들이 줄을 지어 늘어서 있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동심의 세계로 이끄는 제민천 주변의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분수대 주위에는 마치 하늘의 별이 쏟아진 것 같은 여러 가지 색깔의 조명들은 크리스마스와 같은 분위기로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다리 밑에는 토끼모양의 하얀조명등이 어릴 적 안고 놀았던 귀여운 인형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의 다정한 친구로 다가온다. 조금 걷다 보면 오작교처럼 보이는 다리 위에는 근대 건축물의 모형이 우뚝 서 있다. 그리 작지 않으면서 실재감을 더해 주는 조형물은 지나 온 공주의 역사적인 의미를 담아 표현한 것에 한층 더 눈길이 간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멈추었던 ‘2022 공주문화재야행이 다시 열리면서 보다 화려하고 다양한 문화축제로 준비되는 것을 보며 감회가 새롭게 느껴진다.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문화적인 행사가 제민천 주변에서 열리는 것에 호기심 가득해지며 사람들의 열기와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축제의 마당이 기분 좋은 신선함을 가져다 준다. 단조로운 일상의 변화를 가져 올 ‘2022 제민천의 공주문화재야행은 어떠한 것일까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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