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전시로 풀어낸 한 부여 여성의 기억 ‘복순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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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시로 풀어낸 한 부여 여성의 기억 ‘복순투어’
  • 이덕로 기자
  • 승인 2022.10.1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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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까지 규암 스튜디오부여서 열려
과거와 현재, 사진과 음악의 만남
▲복순투어 포스터. 자료제공=부여군
▲복순투어 포스터. 자료제공=부여군

부여에 사는 낯선 타인의 옛 사진에서 출발한 특별한 전시회가 부여군에서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23()까지 규암면 자온로 스튜디오부여에서 열리는 사진 전시회 복순투어.

전시회는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년예술가 생애 첫 지원 사업에 선정된 동명의 프로젝트 복순투어를 통해 탄생했다. 이번 개인전을 연 김소라 작가는 2021년 예술로 가로지르기 프로젝트(공동 기획자 강정아, 황바롬)의 초대로 부여 답사를 진행했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건 부여에 처음 방문한 작가가 한 부여 여성의 사진 앨범을 접하게 되면서다. 1958년 부여에서 태어나 현재 은산면에 거주 중인 진복순의 앨범이다. 작가는 2년여에 걸쳐 부여와 보령 여러 장소를 추적하며 사진과 사진을 둘러싼 관계들을 기록했다. 진복순의 사진과 사진 뒷면에 적힌 메모를 단서로 삼았다.

특히 진복순의 사진 앨범은 지난 여름 은산면 집중호우 피해로 소실됐지만 일부를 복원할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진을 데이터로 보관해둔 덕분이다.

사진 속에는 구드래 조각공원, 낙화암, 규암초등학교, 규암성당, 무량사(보령), 대천해수욕장(보령) 등이 등장한다. 작가는 장소를 검색하고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고 소리를 녹음했고 반복적으로 방문하며 기록을 축적했다. 진복순의 시간이 지나간 경로가 다듬어졌고 복순투어라는 이름도 붙일 수 있었다. 대체로 관광지가 많이 등장한 터라 일종의 관광코스 형태가 됐기 때문이다.

전시 복순투어는 워크숍을 비롯해 작가가 여러 차례 방문해 축적한 기록들을 편집하고 재배치한 이미지와 소리, 음악으로 구성됐다. 전시장 안에 들어서면 조각난 과거의 사진과 현재의 사진들이 다양한 매체 위에 프린트돼 중첩된 풍경을 만나게 된다.

전시장에선 백마강’ ‘구드래’ ‘대천을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재생되는 테이프로 들어볼 수 있다. 진복순의 사진을 보고 상상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음악이다. 사운드 아티스트 유지완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고, 드럼 한인집, 베이스 정수민, 기타 유태관이 연주자로 함께했다. 사운드 엔지니어는 천학주가 맡고, 뮤지션 단편선이 다채로움을 더했다.

전시는 낮 12시부터 저녁 7시까지 스튜디오 부여에서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1023일 일요일 저녁 7시에는 아티스트 토크가 예정돼 있다. 작가가 작업의 과정을 설명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꾸려진다. 관심이 있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2년도 청년예술가 생애 첫 지원 사업으로 사진작가 김소라와 사운드 아티스트 유지완이 함께하는 팀 PPS가 주최·주관하며, 히스테리안 출판사, 대안예술공간 생산소가 협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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