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시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한 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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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시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한 편의 시
  • 김명수시인
  • 승인 2023.03.2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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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의 마흔 살

▲김명수 시인
▲김명수 시인

 

 

강물이 끝나는 그 자리가

바다이듯

 

젊은 눈물 마흔 나이에는

눈물의 바다에 이르고 마는가

 

이제 나의 언어는 소리 높은 파도

한 번을 외쳐도 천만마디 아우성이여

 

이제 나의 몸짓은 몸부림치는 물결

천만 번을 풀어내도 한 매듭의 춤사위일 뿐

 

그래, 마흔 살부터는 눈물의 나이

물길밖에 안 보이는 눈물의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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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기 공자는 논어에서 나이 三十而立하고 四十而不惑이라고 했다. 15세가 되면 인생의 목표를 잡되 삼십세가 되면 스스로 일어 설 수 있는 자격과 힘을 길러야 하고 사십이 되면 잘못된 것에 미혹되지 않는다고 했다. 참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간이 갖추고 해야 할 일들에 대해 가장 간명하면서도 의미 있게 써 놓은 글이 공자의 논어 속에 있었다. 그런 사고의 중심인 마흔 살의 불혹을 의식해서일까. 유안진 시인은 바로 불혹不惑의 나이인 마흔 살을 주제로 한 시를 통해서 우리들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이 시에서 시인은 강물을 통해서 우리 인생이 쉬임 흘러가는 것과 비슷하게 연상시킨다. 그러면서 강물이 바다에 이르면 끝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시작임을 암시해 주고 있다. 그 나이가 바로 마흔 살이기에 또 다른 시작의 나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흐르던 강물이 바다에 이르러 또 다른 생의 시작을 암시하듯 2,30대의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앞으로만 달려 왔던 날들이 마흔 살의 고지에 이르러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고 깨달아 가는 인간의 고뇌 같은 것이 보인다고 하겠다.

 

시인이 세 번째 연의 언어와 파도를 통해서 2,30대의 젊은 시대를 건너 불혹의 나이에 들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과 현재를 이끌어 가는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다. 그가 언어가 소리 없는 파도라고 한 것은 날마다 살아가면서 외치는 그의 삶의 현실이 보다 힘있고 미래지향적이다. 또한 천만번의 아우성이여 라고 소리치는 것은 그 누구보다 치열한 삶의 한 과정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시인이 마흔 살이라는 인생의 정점에서 소리 높은 파도나 몸부림치는 물결 같이 보다 나은 자신의 삶을 위하여 쉬지 않고 나아가려는 육신의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시인이 마흔 살부터 눈물의 나이라고 한 것은 그의 삶속에 들어 있는 사랑,봉사,희생,허무,고통,이별 등의 수많은 일들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것들을 하나의 단어로 나타낸 것이 아닐까 한다. 이런 것들은 특정한 사람에게만 소용되는 것이 아닌 삶의 과정속에서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왔다 갈 수 있는 것이기에 마흔 살이 갖는 의미는 매우 깊고도 폭이 넓자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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