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철책에 갇힌 안흥진성’ ... 군민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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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 ‘철책에 갇힌 안흥진성’ ... 군민 품으로
  • 유지선 기자
  • 승인 2023.04.05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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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인 안흥진성 개방 위해 군부대 방문 등 총력전
서명운동 1만 9554명 참여,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방문 등으로 관심 커져
▲가세로(왼쪽) 태안군수가 지난 3월 22일 안흥진성을 찾은 김태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에게 안흥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태안군
▲가세로(왼쪽) 태안군수가 지난 3월 22일 안흥진성을 찾은 김태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에게 안흥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태안군

지난 47년 간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여온 충남 태안군 안흥진성이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의 전격적인 방문과 군민 서명운동 등으로 이슈의 중심에 섰다.

안흥진성 개방을 위해 총력전을 펼쳐온 태안군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태안군 근흥면에 위치한 안흥진성은 조선 선조 11년(1583년)에 서해안 방어용으로 지어진 성벽 높이 3.5m, 둘레 1천798m 규모의 석성이다.

특히 이곳은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데다 보존 상태도 양호해 2020년 11월 국가사적 제560호로 지정됐다.

그러나 이같은 안흥진성의 가치를 군민들은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1976년 정부가 안흥진성이 포함된 지역을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어서다.

안흥진성 동문과 성벽에서 붕괴 위험 요소가 발견됐음에도 태안군 및 문화재 전문가 등이 진입조차 못하는 상황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군 관계자는 “총 1천798m의 성벽 중 777m가 국방과학연구소 내에 있고 이곳은 철책이 쳐져 있어 들어갈 수 없다. 성벽에 균열이 생기는 등 문화유산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보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군은 국가가 1970년대 안보 논리를 내세워 안흥진성 주변 토지에 대한 강제적 점유에 나선 만큼, 군민 재산권 및 문화재적 가치 회복이 필요하다고 보고 가세로 군수를 필두로 관계기관을 꾸준히 방문해 군의 의지를 전달해왔다.

특히 가 군수는 올해 2월 27일~3월 3일까지 삼일절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 없이 군부대 및 국방과학연구소, 국민권익위원회와 면담을 갖기도 하는 등 안흥진성 개방에 큰 열의를 보이고 있다.

군민들도 나섰다. 2022년 12월부터 2월까지 진행된 안흥진성 개방 범군민 서명운동에 무려 1만 9554명이 동참하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이는 당초 목표치인 1만 명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로 안흥진성 개방에 대한 군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안흥진성 개방을 위한 태안군과 군민들의 노력은 지난 3월 22일 작은 결실을 맺었다. 국민권익위원회 김태규 부위원장이 안흥진성을 전격 방문한 것. 이는 1만 9554명에 달하는 민원인단의 고충민원 신청에 따른 것으로, 가 군수와 군민들은 이날 현장에서 안흥진성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의 당위성을 적극 알렸다.

국민권익위는 김 부위원장의 방문을 포함해 총 세 차례 현장을 찾고 태안군에 관련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등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태안군도 3월 31일 국민권익위를 찾아 앞으로의 계획을 협의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은 앞으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안흥진성 개방을 위한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에 총력을 펼쳐, 안흥진성을 군민에 조속히 돌려줄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가세로 군수는 “안흥진성이 개방되면 훼손된 동문과 성벽을 보수해 역사·문화재적 가치를 회복하고 관광 탐방로 조성에도 나설 예정”이라며 “후손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유산으로 지속적인 보존·관리가 필요한 만큼, 군민의 오랜 염원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전 공직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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