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식이 만난 사람] "수채화"...천재작가 김영주를 흠뻑 매료 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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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이 만난 사람] "수채화"...천재작가 김영주를 흠뻑 매료 시키다
  • 김혜식 기자
  • 승인 2020.03.13 0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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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사주(?)에 물이 있었는지 우선 물을 좋아 한다고 했다.
재질 자체가 기름이 아닌 물이기 때문에, 그림속의 물의 우연성을
예측해 붓질해가는 절정의 설렘이 좋다고 한다. (본문 중에서 ... )
▲김영주 작가가 새하얀 캠퍼스에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있다. 사진=김혜식 기자
▲김영주 작가가 새하얀 캠퍼스에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있다. 사진=김혜식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한 날들인 중에 밝은 백신같은 작가를 만났다. 공주시청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낯익은 풍경의 그림을 본 것이다. 안부 겸 전화에 차를 마시기로 약속한 것이 그녀의 속까지 알게 된 것.

그녀는 우선 밝다는 표현보다 보다 맑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언젠가 공주문인협회장으로 있는 박용주 선생님이 제자 자랑을 한참 늘어놓은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 근무할 때 김영주라는 제자 ... 그림 그리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림솜씨가 가히 천재였다는 것.

그때 이미 떡잎(?)을 알아보았다는 것이다. ‘아무려면 고흐도 아니고 세잔도 아니고, ‘천재라는 칭호로 아낌없는 칭찬을 퍼주어도 되는 건가? 제자니까 팔이 안으로 굽었던 게지

그런 침이 마르지 않던 친구가 김영주 작가였다. 지금 그녀는 밤잠도 안자고 하루 종일 그림만 그려야 나올 법한 그림의 양을 그려낸다. 얘기 도중에 천재란 소질이기 보다 미친 듯한 열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녀의 열정을 어디서 온 걸까?

김영주 작가는 목원대학교 미술교육과 출신이다. 워낙 수채화를 좋아해서 수채화과가 있었다면 수채화과를 갔을 거라고 한다. 대신 동양화를 전공해 수채화로 이르렀다고 한다.

나의 대학 친구 중에도 수채화를 너무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림을 지도하던 선생님은 유화에 비해 보존성이 짧다는 점, 그리해 그림 값을 제대로 안 매겨 준다(작가는 대부분 그림값으로 작가의 네임밸류를 인정한다)는 이유로 유화로 갈 것을 종용했으나, 친구는 선생님의 권유에도 만류하고 졸업 후 얼마간 미술학원에서 입시생을 지도하다가 결혼과 함께 그림을 접었다.

이처럼 한 때는 수채화는 유화의 밑그림 용도로 에스키스(밑그림) 하곤 했다. 그런 점에서는 사진도 마찬가지로, 밑그림용으로 쓰기 위해 발명했다는 이유로 인정받기에 시간이 한참 걸렸다.

같은 이유에서인지 김영주 작가도 '수채화 향기'라는 작업실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당당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에 대해 행복해 보였고 삶의 이유 인 듯했다. 다행이 요즘은 수채화 장르도 수채화의 최대 단점인, 보존성 문제가 재료의 발달로 새로운 매력의 장르로 인정을 받기 시작해 수채화 작가의 전망도 밝다.

수채화의 어떤 특성이 그녀를 매료시켰을까?

그녀는 사주(?)에 물이 있었는지 우선 물을 좋아 한다고 했다. 재질 자체가 기름이 아닌 물이기 때문에 그림속의 물의 우연성을 예측해 붓질하는 절정의 설렘이 좋다고 했다.

마음을 조였다가 푸는 긴장감은 자칫 원하는 만큼의 번짐이 아니라, 얼룩이 되기 십상이어서 유화에 비해 대단한 집중력을 요한다고 한다. 집중력을 즐기는 듯 했다.

수채화는 사람의 순수를 닮았다. 덧칠은 용납이 안 된다. 그녀가 맑은 이유가 수채화에 있었다. 점점 투명하고 맑아지리라.

작업 방법에 대해 물었다.

그녀는 용지는 아르쉬지나 아띠스띠꼬를 조달해 쓰는데, 딱딱한 종이를 물에 담가 불렸다가 어느 정도 부드러워지면 캔버스에 팽팽하게 고정시켜 쓴다고 했다. 가벼운 스케치용이 아니라 유화와 비슷한 공정을 거친다.

최근 들어 전시작품이 공주의 골목이나 정미소,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데 특별히 이러한 소재가 좋은 이유에 대해서는 우선 그림 소재를 위해 공주의 골목골목을 다녀볼 수 있는 것이 좋으며, 보는 사람들에게 잊혀가는 풍경을 보여주니 그림풍경들에 대해 즐거워 해 주는 공감대가 너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품성과 기록적인 측면으로도 인정을 받게 되자 "사명감"마저 들게 되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 외의 최근 작업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그녀는 함께 시민들과 공감하는 '공주의 걸음걸음'은 앞으로 계속 되겠지만, 내면의 그림으로 정중동의 제목으로 비구상의 제법 큰 작품을 그리고 있는데, 이 작품은 지금 전시하고 있는 전시장보다 큰 전시장이 허락될 때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지나간 시간을 그림으로 그려 주변과 공감하며 즐길 줄 아는 여자, 지금을 놀 줄 아는 여자, 속으로는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혼자서 가는 진중한 작가라는 매력을 알게 됐다.

지금은 '공주의 걸음걸음'이라는 제목으로 5회째 개인전을 진행 중에 있으며 상상갤러리를 거쳐 공주시청 2층 시민예술공간에서, 이달 말 까지(331) 전시 될 예정이다.

크고 작은 전시와 수상실적 혹은 작품 소장처는 앞으로 만나게 될 전시 안내로 또다시 소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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