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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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산책
  • 전)공주문화원장 최창석
  • 승인 2024.05.0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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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 칠레 최고의 관광지 산 페트로 아타카마

칠레하면 생각나는 것이 ‘세계에서 제일 긴 나라’라는 것이다. 남북의 길이가 4,300Km로 약 11,000리가 된다. 즉 우리나라를 남과 북을 합쳐 ‘삼천리 금수강산’이라 하는데 우리나라 길이의 4배 가까이가 되는 곳이다. 면적은 약 75만Km²으로 남한의 7.5배이고 인구는 1,740만 명으로 우리의 1/3 정도이다. 주민은 백인계가 29%, 원주민과 에스파냐 백인과의 혼혈인 메스티소가 66%로 과반이 넘는다. 그 밖에 원주민이 소수 분포하고 있으며 원주민들은 주로 집단생활을 한다. 유럽 문화가 일찍부터 들어와 문화 수준도 높으며 노밸 문학상 수상자도 두 명이나 배출하였다.

▲소금기가 가득한 아타카마 사막에서
▲소금기가 가득한 아타카마 사막에서

우리가 도착한 도시, 산 페드로 아타카마 마을은 아타카마 사막의 중심지이다. 아타카마 사막은 태평양 쪽의 칠레 중북부에 길게 자리잡은 사막으로 면적은 약 10만Km²로 남한 면적과 비슷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목마른 지역으로 연 강수량이 0~2.1mm, 어느 곳은 2,000년 동안 비가 내린 흔적이 전혀 없는 지역도 있다. 이렇게 비가 오지 않는 이유는 남극 쪽에서 올라오는 해류가 한류로서 전혀 수증기를 증발시키지 못하게 때문이다. 몇천 년 전의 동식물이 썩지 않고 있으며 지질학 연구의 천국이요, 또 하나는 하늘이 무척 맑아 별 관측에도 아주 좋은 곳이다.

이런 사막 가운데 산 페드로 아타카마란 도시가 있다. 이 지역에서는 최고의 휴양지이며 관광지이고 칠레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이다. 이 사막 가운데 도시가 형성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안데스 산지로부터 물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잉카 이전부터 사람들이 거주하였다고 하며 대부분의 가옥은 흙벽돌인 ‘어도비’로 지은 단층 건물이다. 점심 식사 후 우유니에서 모래, 진흙으로 얼룩진 빨래를 호스텔 근처 세탁소에 맡기고 휴식을 한 다음 ‘달의 계곡’을 탐방하기로 하였다. 탐방료는 5,800페소로 좀 비싼 편이다. 우리 호스텔 앞에 오후 4시에 출발하였다.

▲아타카마 사막의 황량한 달의 계곡
▲아타카마 사막의 황량한 달의 계곡

달의 계곡은 아타카마 마을의 서쪽 약 20Km정도의 거리에 위치한다. 안데스 산지와 아타카마 사막의 사이에 마치 구겨진 종이장 같은 지표면이 있다. 이 지표가 침식에 의해 깎이고 바람에 의해 풍화되었는데 그러한 혹독한 환경에서 형성된 암석과 모래사막이 만든 황량한 계곡이 있고, 이곳의 생김새가 지구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마치 달 표면과 같은 모습이라 하여 달의 계곡이라 부른다.

▲죽음의 계곡을 오르는 탐방객
▲죽음의 계곡을 오르는 탐방객

거기에 해발 2,400m의 산악 지형에다 해저의 융기로 만들어진 소금 성분과 연중 거의 비가 오지 않는 건조한 기후가 만나 정말로 독특한 자연이 형성되었다. 라파스에서 본 달의 계곡과는 규모와 분위기면에서 완전 다르다. 그 규모와 황량함의 크기가 비교할 수 없고, 거칠은 자연의 분위기가 정말로 지구가 아닌 달나라 또는 화성의 느낌이 나는 곳이다. 미국의 우주 비행사도 이곳에서 달나라 적응 훈련을 한다고 한다.

남미 최고의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은 일명 ‘코요테 바위’이다. 아마 어느 영화에서나 봄직한 멋진 절벽이 있고 멀리 아타카마 사막으로 해가 떨어진다. 젊은 관광객은 너도나도 수백 미터 낭떠러지 위에 삐끔 머리를 내밀고 있는 아슬아슬한 ‘코요테 바위’ 위에서 겁도 없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내가 옆에서 보아도 오금이 저리다. 이 광경은 지금까지 내가 본 최고의 노을이요, 정말로 감동적인 석양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남미 최고의 일몰 풍경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저 끝없는 사막 건너엔 푸른 물결 넘실대는 태평양이 있고

안데스 설산은 오랜 세월의 시달림에 머리가 하얗게 세었네

황량한 달의 계곡에 떨어지는 붉은 태양아래

젊은이들의 정열과 모험심은 태양보다 뜨겁고

지구 반대편 동양의 키 작은 나그네의 마음은

지구를 뛰어넘어 멀리 달나라에 다다르고 있네“

▲아타카마 사막의 일몰. 정말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아타카마 사막의 일몰. 정말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이러한 남미 최고의 석양을 바라보며 시 한 수를 읊어보았다. 주변에는 이 엄청난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 무릎을 꿇은 사람, 키스를 하는 연인들, 혼자 셀카에 몰두하는 사람, 멍하니 서쪽 하늘의 태양을 움직이지 않고 바라만 보고 있는 사람 등 천태만상의 모습으로 이 일몰의 장관을 맞이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오후 4시에 시작된 달의 계곡 투어와 아타카마 사막의 일몰이 9시 경에 모두 끝나게 된다. 나는 하지 못했지만 이 아타카마 사막에서의 별을 보는 야간 투어가 있는 것을 이곳을 떠난 뒤에 알았는데 혹시 이 여행기를 읽고 아타카마에 가시는 분은 꼭 ‘별 투어’를 권하고 싶다. 그 밖에 아타카마에서 동쪽으로 올라가 안데스 산맥의 중턱에 있는 소금호수를 투어하는 것도 추천한다.

다음 날 아침 6시에 기상하여 세면을 하였다. 부지런한 어느 오토바이 여행자는 벌써 짐을 꾸리고 있다. 7시에 열기로 한 식당이 아직 안 열려있다. 다시 7.30분 식당에 가니 그제 서야 아침을 준비한다. 준비된 음식부터 아침을 먹고 8시에 나오는데 갈수록 다양한 요리가 나온다. “오늘은 부지런해서 손해 본 날이네”. 8시 반경에 혼자서 시내 관광을 위해 길을 나섰다.

▲어도비 벽돌로 만든 산 페트로 성당
▲어도비 벽돌로 만든 산 페트로 성당

먼저 찾은 곳이 산 페드로 성당이다. 10분도 안 걸리는 가까운 거리이다. 중앙광장(아르마스 광장) 서쪽에 위치하며 오래된 후추나무에 둘러싸인 성당인데 돌과 붉은 어도비 벽돌로 만든 건물이다. 17세기에 건축되었다가 지진으로 무너지고 1,774년에 다시 지었는데 칠레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중의 하나라고 하며 특이한 것은 10미터가 넘는 카르동 선인장 나무를 건축자재로 사용하였다. 건물은 큰 외형은 십자형으로 되어 있었고, 얕은 담벼락에 삼각형 창문을 만든 것이 이채로웠다. 건축 학자들이 ‘꼭 가보아야 할 건축물 100선’에 오른 유명한 건물이다.

▲인류학 박물관과 박물관의 창시자 구스타보
▲인류학 박물관과 박물관의 창시자 구스타보

그 옆에 인류학 박물관이 있는데 잉카시대와 그 이전의 시대까지 유물을 모아 놓았다고 한다. 선교사이자 고고학자였던 ‘구스타보 레 파이헤’란 사람이 자기가 모은 유물을 중심으로 박물관을 건립하였는데 약 30만 점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가 있단다. 이 지역에 살던 아타카마 인들의 미이라도 몇 구가 있으며 그 중 중앙에 전시된 미이라를 ‘미스 칠레’라 부른다고 한다. 나는 9시에 도착하여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는데 열릴 생각을 않는다. 잘 보니 오늘이 일요일이라 안 연다고 한다. 인류학 박물관이라 꼭 보고 싶었는데 안타깝다. 일요일이니 성당이야 열겠지 하고 한 시간 동안 광장에서 기다렸는데도 성당도 열리지 않는다. 오늘은 모든 것이 휴일인 것 같다. 할 수 없이 주변에 있는 원주민들의 현지 시장으로 갔다. 역시 시장 가게도 몇 군데 안 열려있고 관광객들도 잘 눈에 띠지 않는다. 자그마한 아타카마 사막 방문 기념품을 사고 도시를 뺑 돌아오는데 너무 도시가 적다 보니 한 시간도 안 걸린다. 큰 공터가 있고 야간 조명 시설이 있어 어떤 경기장인가 하고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축구경기장이다. “아참 이곳이 남미이지. 남미는 브라질, 아르헨티나는 말 할 것 없고 모든 나라들이 축구에 올인 하는 나라가 아닌가?” 12시도 안되어 유스호스텔에 돌아와서 칠레 수도 산티아고로 떠날 준비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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