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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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산책
  • 전)공주문화원장 최창석
  • 승인 2024.05.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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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태평양의 보석 발파라이소와 휴양도시 비냐 델 마르
▲발파라이소 항구 전경
▲발파라이소 항구 전경

‘태평양의 보석’ ‘천국의 계곡’이라 불리는 발파라이소. 어떤 사람들은 이 발파라이소를 ‘부잣집의 아름다운 외동딸’이라 불렀다. 그만큼 예쁜 도시이다. 칠레 제2의 도시이며 제1의 항구도시, 해군 총사령부가 있는 칠레의 군항으로 인구는 약 28만 명 정도이다. 이곳은 세계문화유산 도시인데 어떤 면에서 세계 유산이냐? 우리 공주가 백제역사유적지구로서의 세계 유산이라면 발파라이소는 항구도시 세계 유산이다. 즉 16세기 식민지 시대부터 지금까지 항구의 발전과 변화에 대한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기에 항구도시 역사지구로 선정된 곳이다.

▲오염되지 않은 항구
▲오염되지 않은 항구

이곳에서 우리는 일행이 10여명이 되니 미니버스와 가이드를 불러 단체 관광을 하기로 여행 친구 간에 의기가 투합되어 버스 터미널에 있는 여행사와 교섭하여 단체 관광을 하였다. 맨 처음 도착한 곳은 물개와 페리카나가 어울리어 한가롭게 노는 바닷가 선착장이다. 이곳에 페리카나와 물개가 서식한다는 것은 수백 년간의 항구도시요, 19세기까지 남미 최대의 무역항인 이곳이 오염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이어서 찾은 곳이 칠레의 노벨문학상 시인 네루다의 집. 살아생전 글을 쓰고 생활을 했던 그의 가옥인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만들어졌고 생전에 그가 수집했던 많은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파블로 네루다는 시인이며 외교관, 또 치열한 사회주의 운동가이다. 그의 자서전 제목을 보면 그의 일생을 알 수 있는데 그 자서전 제목이 “사랑하며 노래하고 투쟁했다”이다. 남미에서 많은 존경을 받는 사람으로 나도 그의 시 중에서 ‘시(詩)’를 읽어본 적이 있다.

그 나이였다.... 시가 나를 찾아 왔다.

모른다.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다.

아니다...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다.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였다.

밤의 가지에서 홀연히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다.

또는 혼자 돌아오는 길에 그렇게 얼굴없이 있는 나를 시는 건드렸다.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어 있었다.

끓어 오르는 열이나 잃어버린 날개. 내 나름대로 해보았다.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다.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수한 넌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지혜이다.

그리고 문득 나는 보았다.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 뚫린 그림자,

화살과 불과 꽃들로 들쑤셔진 그림자, 휘감아 도는 밤,

우주를 그리고 나, 이 작은 존재는 그 큰 별들의 총총한 허공에 취해,

신비의 모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불어 굴렀으며, 내 심장은 바람에 나부꼈다.

파블로 네루다, < 詩 >

▲칠레의 대표시인 네루다의 집
▲칠레의 대표시인 네루다의 집

영국의 시인 새뮤얼 존슨은 “여행에서 지식을 얻고 돌아오고 싶다면 떠날 때 지식을 몸에 지니고 가야 한다”하고 말했는데 네루다에 대해 더 공부를 하고 왔다면 더 많은 교감과 감동이 있었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네루다의 집 앞에 아름다운 발파라이소 풍경을 그린 그림을 파는 곳이 있어 A4 용지만한 그림을 한 장 샀다.

▲하늘로 열려있는 미술관 - 벽화마을
▲하늘로 열려있는 미술관 - 벽화마을

이어서 예술 마을 ‘시엘료 에르바트’, 사람들은 이곳을 하늘로 열려있는 미술관이라 말한다. 온 동네가 미술관이다. 파스텔톤이 잘 어울리는 집들과 그 집들 사이의 담장을 장식한 다양한 벽화들이 마치 미술관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다. 마을 꼭대기에 잇는 성공회 교회도 예쁘게 만들어져 주변의 환경과 잘 어울리었다.

▲중앙광장 조각
▲중앙광장 조각

산꼭대기 마을에서 항구를 바라보았는데 많은 컨테이너선 중에 HYUNDAI와 HANJIN이 보여 가슴이 뿌듯했다. 미국 여행을 할 때도 우리나라의 컨테이너선을 많이 보았는데 지구의 정반대인 이곳 칠레의 항구에도 우리의 무역선은 여전히 맹활약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항구를 조망하고 해변으로 내려오는 케이블카를 탔다. 옛날부터 해안 저지대와 언덕 위의 마을을 연결하여 짐과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케이블카이다. 요즈음처럼 멋진 최신식 케이불카가 아니고 나무로 만든 허름한 구식 케이블카인데 만들어 사용한지가 100년도 넘었단다. 지금은 관광객과 주민이 같이 이용하고 있다.

▲칠레 해군본부의 건물
▲칠레 해군본부의 건물

 

이어서 찾은 곳은 중앙광장. 지도에서는 Plaza Sotomayor로 나오는 광장이다. 장군들의 멋진 인물 조각상이 있고 바다를 바라보며 우람한 건물이 있는데 Armada de Chille(칠레 해군본부)라고 팻말이 붙어 있다. 칠레 해군의 중심지이고 또 19세기까지 남미 최대의 무역항이었던 이곳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건물이고 지금도 칠레에서 이 항구의 위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건물이었다.

‘비냐 델 마르(Vina del Mar)’, 발파라이소의 북동쪽 약 10Km 지점에 자리 잡은 태평양 연안의 고급휴양지이다. 아름다운 공원, 호화 호텔, 멋진 해안도로. 카지노 등의 위락 시설, 좋은 시설의 해수욕장이 있는 남미의 대표적인 휴양지이다. 이곳에 칠레 대통령의 여름 관저도 있다. 먼저 찾은 곳은 꽃시계 공원. 아름다운 꽃으로 시계를 만들어 놓았고 그 앞에 지구본도 꽃으로 둘러싸 예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어서 찾은 해수욕장. 태평양 연안 쪽의 남미 최고의 해수욕장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강릉에서 온 여행 친구는 “경포대 해수욕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네!” 하고 이곳을 하시 보았는데 아마 해수욕철이 아직 안되어서일까? 그래도 때 이른 모래사장의 일광욕을 즐기는 몇명의 서양 여자들을 볼 수 있었다.

▲울프성과 고급 레스토랑
▲울프성과 고급 레스토랑

돌아오는 길에 멋진 전망대가 있고 그 옆으로 아름다운 집이 있는데 이곳을 울프성이라고 한다. 멀리서 보아도 아주 멋진 성이다. 이 주변에서 점심을 하자고 해서 현지 가이드가 울프성 옆의 고급 레스토랑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여행 친구 중 여자들 몇몇이 들어가서 가격을 알아보고서는 너무 비싸단다. 웬만한 음식은 한국 돈 4만 원 이상을 주어야 한다고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한다.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을 주머니 사정을 우리의 착실한 현지 가이드는 잘 몰랐던 것 같다. 각자 자유 시간을 주어 점심을 해결하고 버스 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나는 여행 친구 두 명과 시장 주변에서 햄버거를 사서는 길거리 의자에 앉아 먹고, 6시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길거리에서 급하게 음식을 먹어서 그런지 속이 좀 안 좋다. 얼른 소화제를 먹고 운동을 한 다음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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