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와 함께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 가이드의 설명이 브라질은 빈부의 차가 엄청 심하다고 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가고 있다고 하며 그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 산꼭대기에 있는 파벨라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산꼭대기의 달동네, 판자촌이다. ‘파벨라(Favela)’는 백색 잎을 가진 나무의 이름인데 리우의 산허리부터 꼭대기가지 이 나무들이 많이 자생하고 있어 이 지역을 ‘파벨라’라고 하며 그 파벨라에 사는 인구가 리우 인구의 19%로 한 때에는 마약과 총기 밀매 등 범죄의 소굴이었다고 한다. 나라에서는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대규모 군인과 경찰이 탱크를 앞세워 실전을 방불케 하는 전쟁을 벌려 범죄를 소탕한다고 한다.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소탕작전으로 조용해진 요즈음은 관광객이 평소 가까이 갈 수 없는 이 지역으로 가는 “파벨라 패키지 투어”도 생겼단다.
코르코바두 언덕의 예수상(Cristo Redentor). 리우의 티주카 국립공원 내에 있는 코르코바두 산의 정상(해발 700m)에 있는 거대한 예수상으로 2,007년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되었다.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9년간의 대공사 끝인 1,931년 완성된 이 조각상은 높이가 39.6m, 팔이 28m, 손바닥이 3m, 무게가 700t이 되는 거대 조각상이다.
이곳을 가기 위해 차량을 세 번이나 갈아탔다. 중형버스에서 소형 택시로 다시 공원 내 버스로 그리고 등산 열차로 또 에스컬레이터로 도착한 곳. 정말로 사람들이 엄청 많다. 저마다 각기 다른 사람들, 피부색과 키 그리고 나이 등 각각의 다른 모습의 다양한 사람들이 가지각색의 포즈로 기념 촬영을 한다. 우리 일행도 각각의 포즈로 기념 촬영에 정신이 없었고 날씨가 너무 쾌청하여 사진도 잘 나왔다. 가이드말로 이런 날씨는 정말보기 어렵다고 너스레를 떠는데 이곳에 와서 구름속을 헤매다 사진도 못 찍고 돌아가는 팀이 절반 이상은 된다고 한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시내도 아주 깨끗했는데 월드컵을 앞두고 대대적인 정비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특히 과나바하 만을 한눈에 조명하며 그 유명한 코파카바나, 이파네마. 레블롱 해변을 굽어보고 멀리 설탕 빵을 바라보는 것은 정말로 환상이었다. 어느 유명한 사람이 이곳에 와서 “리우데자네이로 과하바 만의 새로운 아름다움에 전혀 적응되지 못함은 매우 곤혹스런 일이다”라고 기록하였는데 그 사람은 전혀 다른 이곳 풍광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혼자말로 지껄인 것일게다.
차에 승차한 후 가이드가 한국의 인기를 한참 설명한다. 이곳에서도 한국의 K-pop이 인기가 대단하고 한때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도 엄청 유행했다고 한다. 이어서 찾아가는 곳은 마라카낭 경기장. 브라질에서 축구는 백인과 흑인, 원주민과 뮬라토 등의 인종과 남녀,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 종교 이상의 그 무엇이다.
제 2차 대전이 끝난 후 폐허가 된 유럽 대신 월드컵이 1,950년 브라질에서 열리게 된다. 당시 브라질의 수도 리우에는 약 2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마라카낭 축구경기장이 건설된 것이었다. 1,950 FIFA 월드컵에서 모든 경기를 휩쓸었던 브라질이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게 2:1로 역전패를 하였다. 당시 20만 명이 넘게 들어찬 경기장에 파리가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니 그 당시 브라질 사람들이 이 사건에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가를 알 수 있다. 그 경기장에서만 심장마비로 2명, 권총 자살로 2명이 사망했고 브라질 전역에는 조기가 내걸렸으며 폭동이 일어나고 우울증 등으로 자살자가 끊임없이 속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물론 이 경기에서 이긴 우루과이 선수들은 시상식에 참석도 못하고, 도망치듯 브라질을 빠져나갔고 한다. 브라질에서는 지금도 이 사건을 ‘마라카낭의 비극’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비극을 떨치고 브라질 축구를 일으켜 세운 사람이 바로 펠레이다. 1,961년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수많은 상대편 선수를 혼자 제치고 역사에 길이 남을 득점을 기록한 후 축구 영웅이 되었으며 후에 축구 황제 그리고 1,962년에는 ‘국보’로 지정되었으며 브라질 체육부 장관도 역임하였다. 이러한 브라질의 열정은 21번의 월드컵 역사상 세계 최다 우승국(5회)이 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러한 브라질 축구의 성지가 마라카낭 경기장이다. 2,014년 월드컵을 위해 이번에는 20만 명이 아닌 73만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경기장으로 개조하여 승용차도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서 월드컵을 개최하였는데 “앗 불싸” 이곳에서 아르헨티나에게 결승전에서 패하는 또 한 번의 ‘마라카낭의 비극’을 맞게 된다.
오늘이 일요일이라서 나는 입구에서만 기념 촬영을 하였는데 이 경기장의 안쪽 벽면에는 브라질 출신의 세계 최고의 현역 선수들의 사진이 장식되어 있고 바닥에는 선수들의 발바닥을 본뜬 기념 부조가 있다고 한다. 입구에는 다섯 번 월드컵 우승을 기념하는 기념탑이 서 있었다. 아쉽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마라카낭 관광을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가이드 아줌마는 자기를 ‘축구 아줌마’라 자칭하였다. 브라질에 이민 와서 살기 어려울 때 한국에서 온 축구 유학생들의 밥을 해주러 쫓아다녔단다. 박주영 선수 등 한국의 기라성같은 많은 축구 선수들이 브라질 축구학교를 거쳐 갔으며 한국에 오면 그녀가 밥을 해주었던 많은 축구 선수들을 만난다고 한다.
점심 식당은 이 지역에서 이름 있는 식당 카레타오(Carrtao)로 스테이크 전문 요리점이다. 관광객과 현지 주민이 엉켜 식당이 보통 혼잡한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 브라질 전통 요리 슈하스코를 시켰다. 엄청 큰 꼬챙이에 고기부위를 꿰어서 구어가면서 익은 부분을 종업원이 돌아다니며 잘라주는 고기요리이다. 사탕수수로 담근 술인 ‘카샤사’도 한잔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