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식이 만난 사람] - "지금은 '잇다'에서 커피를 내려요"- 임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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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이 만난 사람] - "지금은 '잇다'에서 커피를 내려요"- 임예지
  • 김혜식 기자
  • 승인 2020.06.26 0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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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을 주목하라
공포가 공포스러웠던 고마전시
신예 조각가, 임예지
작가가 그린 벽화 앞에서 사진 = 김혜식
작가가 그린 벽화 앞에서 사진 = 김혜식

 

원도심을 진작부터 가꿔놓는 일에 뛰어든 손길을 만났다.

어는 날 갑자기 선물처럼 얹어 놓고 간 이, 누굴까? 궁금했었다. 하숙마을 골목길 마다 구석구석 무심한 듯 얹어져 있는 교복을 입은 작은 아이들 입상들이다. 하숙마을 앞 다리 난간에 앉아 제민천에서 물고기 한 마리 건져 올리고 있는 아저씨도 그 중 하나이다.

사실 처음엔 이건 뭐지?”했었다. 그 골목이 하숙생이 수시로 드나들던 곳이니 그걸 표현했나? 혹은 옛날에는 제민천에서 물고기도 잡았을 테니, 그걸 표현했나? 그런데 누가 만들었을까? 그러다가 누군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세월을 낚는 사람이라는 작품이란 걸 알게 되었다.

또 있다. 임예지 작가가 함께한 중동 성당 아래 타일 벽화, 그림 등, 일찌감치 공공 미술에도 관심을 보였던 젊은 작가, 임예지.

 

만나보기로 했다. 아니 너무도 쉽게 중동 성당 언덕 위 대안카페 잇다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만난 것이다. 어린 작가가 내려준 커피 한잔으로 인연이 되었다. 내 딸보다도 어리고 훨씬 앳된 수줍은 작가. 자신이 함께 작업한 그림들 사이로, 타일벽화 사이로 아침마다 출근을 한다.

일터는 '카페'이다. 발걸음 가볍고 즐겁지 않겠는가?

요즘 문화도시 원도심을 만들기에 동분서주한 임재일 선생의 대안카페집딸로 카페를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당차게 -

공주에서는 거기서 거기, 한 다리 건너면 웬만하면 모두 아는 사람. 남편의 친구의 딸이었다.

그녀는 어렸을 적부터 서양화를 전공한 아빠와 한국화를 전공한 엄마아래서 자라며 놀이터가 미술학원이었단다. 그러다가 대전예고를 거쳐 목원대 조소과를 입학 충남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자연스럽게 미술가의 길을 가는 젊은 친구였다. 얼마 전 고마아트센타에서 석사청구전을 마치고 지금은 카페에서 열정으로 경영수업 중,

예술을 한다고 치열하게 매달리기보다 엄마 아빠의 흐르는 피로 뼛속까지 자연스럽게 예술가인 그녀. 엄마 아빠를 닮았으니 천재성은 타고 났을 것이고 천직처럼 그 길을 가게 될 작가이다. 그런 측면을 본다면 복이 많은 친구이다. 그런 측면이라면 해도 해도 안 되던 나를 생각 하면 부러운 친구다.

수줍던 얼굴이 속은 꽉 찬 듯, “누가 봐주던 말던 천직으로 알고 내 작업에 몰두할 것이며, 최근 프로젝트를 마친 공공 미술 쪽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참여하여 공주에 내 작품을 더 많이 채울 것이며, 돈도 벌어야 하니까 카페도 잘해 볼 것이며, 두루두루 욕심을 내비친다. 예술가라는 이유로 배고프게 그림만 그리던 시대는 지나갔다.

젊으니까 당연한 욕심도 예쁘다. 가질 수 있는 꿈이 많아 부러운 청춘이다.

하긴 어디 임예지 작가뿐이랴,

최근 들어 공주에 젊은 작가들이 유난히 많음을 알 수 있다. 대전이나 세종에 거주 하면서 활동지는 공주가 좋다는 젊은 작가 들이 늘어 간다. ‘이미정갤러리를 구심점으로, 문화예술촌’, ‘봉황재 모던한옥을 중심으로 뭉친다.

기성작가들은, 또 공주 시민들은 공주에서 활동하는 모든 작가들을 무조건 응원해 주어야 한다. 안아서 보듬어 주고 계속 공주에서 좋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닥여 주어야 한다. 그들이 선택한 공주를 떠나지 않도록, 그리하여 문화 예술에 걸 맞는 공주를 만들 수 있도록, 공주는 그들의 것이니까.

그러다 보면 공주가 이전의 공주가 아님을 알 것이다. 살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떠난 일부 어른의 자리, 떠났다고 다 부서지고 황폐하게 두어서는 아니 된다. 지금, 변화되고 있는 원도심, 누군가의 손길로 아름답게 꾸며지고 있다면 누군가가 수고하고 가꿔 주는 이 있다는 얘기이다. 그 자리들을 채우는 사람들, 젊은 작가 들이다.

그렇게 공주의 원도심이 좋다고 둥지를 틀고 살기 시작하는 젊은 친구들이 고맙다. 이들을 보고 자극을 받아 동참하는 반죽동·봉황동 주민들이 스스로 가꾸는 골목사람들이 또 고맙다.

조금먼저 자리 잡고 자리를 틀고 터줏대감 역할을 해주는 젊은이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유난히 텃세가 심하다는 공주에서 자리 잡고 주민이 되면 1-2년 새 터줏대감이 될 수 있으니 늦기 전에 얼른 오시라. 공주로- 기성세대들 보다 회유도 적극적이다.

이들과 함께 열렬하게는 아닐지라도 조심스럽게 자신의 작업에 몰두 하는 신예 작가 임예지를 만나고, 아빠가 들려준 공주의 추억을 따라 딸이 작품으로 만들며 예술가집안의 대를 잇는 것이 아름다웠다. 아빠는, 또 어른들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시길, 지나간 모든 공주의 시간이 소재가 되어 작품으로 다시 탄생되어 공주에 남겨지기를.

임예지를 계기로 전시 후기로 만났던 몇몇 작가들과 앞으로 만나게 될 더 많은 작가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부디 많은 공주를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 고마 전시 작품>

 <원도심 담장위의 설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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