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혜/ 내 아이들 기억속의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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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혜/ 내 아이들 기억속의 공주
  • 신민혜
  • 승인 2020.07.0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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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살 된 첫째는 마카오 성바울성당에서 찍은 성장사진이 있다. 9개월, 3, 4살 때 찍은 같은 배경 앞 아이의 사진. 그 아이의 첫 공주에서의 사진은 9개월 무렵, 외할머니 품에 안겨서 찍힌 공산성이었다. 이 아이가 10살이 되는 동안 공산성을 몇 번이고 더 다녀왔는데 성장사진으로 연결된 사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마도 여행과 일상의 차이였다고나 할까. 성바울성당을 배경에 두고 아이의 사진을 찍은 이유는 어쩌면 여기서 찍는 최초의, 최후의 사진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아이는 공산성을 몇 번이고 더 다녀왔지만, 같은 배경 앞의 사진을 특별히 찍어주지는 않았던 이유는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찍을 수 있겠지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이의 성장사진을 찍듯이 공주의 성장사진을 남기다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은 공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유적지이다. 주변 환경은 변할 수 있어도, 그 자리의 성곽과 고분은 그 모습은 그대로이다.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을 배경으로 아이들의 지금의 모습을 찍고, 공주에서 태어나고(둘째) 자란 아이들에게 훗날,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다.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은 비록, 세월의 흔적은 묻어나겠지만 변치 않을 거라는 기대와 함께.

 

공주 골목길에서 시작되는 골목길을 잇는 사진

 

아이들에게 고향인 공주는 시작점이다. 아이들의 발길이 닿는 공주의 이곳저곳을 찍어가며, 앞으로 아이들의 발길이 닿게 될 또 다른 도시와 연결되며, 다른 배경이지만, 같은 인물, 같은 포즈의 사진으로 도시를 이어가는 사진을 통하여 고향에 대한 정체성과 자긍심을 길러주는 한편 낯선 세계로 나아갈 때 그 발걸음이 주저 하지 않길 바란다.

 

 

< 문화가 있는 날 시만 사진반/ 신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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