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류지남
숲
이라는
글자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산속에 오두막집 한 채가
오롯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ㅅ – 산과
ㅜ – 나무와
ㅍ – 풀들이
서로를 따뜻하게 감싸 안고
푸 ㅈ 이
르 ㅣ 루
른 ㅂ 며
오순도순 더불어 살고 있다
시작노트
숲이라는 글자를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그 속에 들어있는 자음 모음을 보면서 아, 숲이라는 것은 산과 나무와 풀이 어울려 살아가는 커다란 집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스스로 대견스럽게 생각했다. 우리들 사는 세상도 숲처럼 푸르고 싱그러운 곳이 되면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자연미술 비엔날레인 공주 금강자연미술에서 시인의 작품을 보면서 숲이 숲을 품었구나 싶었다, 시인이 자연 미술에 도전하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작업을 했다.
참 어색한 듯하지만 자연스러웠다, 작업하는 동안 자주 방문하여 작업과정을 보면서 모든 예술은 한 길로 통한다는 것을 알았다,
새로운 자연 미술에 도전하는 시인은 마지막 8월 불볕더위에 땀을 바가지로 쏟았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고 그 모습 또 한 창작이었다. 오랫동안 보아왔던 시인의 모습이 완연한 예술로 익어가는 모습을 읽는 거였다, 이것이 자연이며 삶이고 숲이 아닐까 했다.
시인은 앞으로 만 그루의 나무를 키우려 한다는 말을 하면서 한 토막의 대나무도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숲에 쓰고 있었다.
숲이 숲을 품고 숲이 시인을 품는 것을 본 아름다운 9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