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한 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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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한 편의 시
  • 김명수시인
  • 승인 2020.11.18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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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시인,현 충남시인협회장)

 

이번 주부터 뉴스채널 1의 부탁을 받고 내가 사랑하는 한 편의 시를 연재 감상하는 코너를 맡기로 했다. 과연 얼마나 좋은 시들을 찾아낼지 모르지만 가능하면 우리 충청 대전 세종 지역의 좋은 시인들의 시를 찾아 보려 한다. 시인이 시를 써서 세상에 내 놓으면 그 다음은 독자들의 몫이다. 독자들이 사랑하는 시는 어떤 것일까.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 첫발을 공주가 사랑하는 국민시인으로부터 시작한다..

 

1. 나태주--멀리서 빈다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녘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____

공주의 자랑이고 국민시인이라 부르는 나태주 시인의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나는 제목을 부디 아프지 마라 라고 바꾸고 싶다. 올해는 중국 우환에서부터 시작된 코로나로 인하여 온 국민들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과 사람사이 떨어저 걷고 떨어 저 밥먹고 떨어저 자고 급기야는 명절 때는 코로나로 인해 건강을 해칠 가 봐 부모형제 곁에 오고 가는 것 조차 가급적이면 생략하도록 권장하기도 하고 또 부모님들이 오지 않아도 된다는 영상편지를 보내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21c 초현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에 이 무슨 변고란 말인가.

나태주 시인은 일찌감치 이런 것을 예감이라도 한 듯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부디 아프지 마라 하고 걱정하고 있다. 내가 모르는 각자의 일터에서 각자의 가정에서 열심히 일하고 보람을 찾고 웃으며 다시 눈부신 아침을 맞는 행복감. 산비알이나 둑방 밑에 보이지 않는 그 곳에서 건강하게 크고 있는 그 풀잎들, 그 풀잎들 근처의 꽃잎들, 그 꽃잎들 근처의 낙엽과 알알이 맺힌 열매들, 이 모든 것들은 건강할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시인은 건강해야 행복하기 때문에 아프지 말아야 또 다른 일을 하고 더 많은 행복을 얻을 수 있기에 부디 아프지 마라 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욱 이 시의 제목을 부디 아프지 마라라고 하고 싶다. 부디 아프지마라. 현대를 사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기도하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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