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국고개 곰 조형물 입방아 … ‘철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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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국고개 곰 조형물 입방아 … ‘철거 논란’
  • 안연옥 기자
  • 승인 2020.11.18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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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거리 이미지와 배치돼 철거 또는 이전해야”
최근 공주시가 소규모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중동 우체국사거리~충남역사박물관 구간에 설치한 곰 조형물 등이 근대 문화유산과 효심공원 등이 즐비한 문화거리 이미지와 동떨어져 철거 또는 이전해야 한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안연옥 기자
최근 공주시가 소규모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중동 우체국사거리~충남역사박물관 구간에 설치한 곰 조형물 등이 근대 문화유산과 효심공원 등이 즐비한 문화거리 이미지와 동떨어져 철거 또는 이전해야 한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안연옥 기자

공주 국고개에 설치된 곰 조형물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공주시는 최근 소규모 재생사업(국토부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중동 우체국사거리에서 충남역사박물관에 이르는 구간에 곰 조형물 등을 설치했다.

모두 2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조형물 외에 대추골 입구 맞은편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 넣는 한편 시민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사업도 벌인다.

반포면 도예촌의 한 작가가 제작한 조형물은 곰과 볼라드 형식 등 모두 10여개로, 15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미 설치한 곰 조형물의 경우 국고개 문화거리 이미지와 너무 맞지 않는다는 지적과 함께 북극곰을 닮아 전설 속의 고마 곰과도 동떨어져 있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곰 조형물을 둘러싼 논란은 예전부터 이어져온 화두로, 도심 곳곳에 산재한 곰 조형물의 모습이 서로 제각각이어서 통일성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곰의 도시공주가 흥미진진한 스토리 고마나루 전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곰을 형상화해 도시 이미지를 세우는데도 실패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공주의 옛 지명 고마나루에서 고마(固麻)’는 곰의 옛말이며, 한자로는 웅진(熊津)’이다. 결국 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도시로, 고마나루 전설 즉 곰과 나무꾼에 얽힌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를 조형물 하나로 담아내는 노력이 그간 부족했다는 지적 속에 또 다시 곰 시비가 부활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이곳 국고개 문화거리는 중동성당을 비롯해 충남역사박물관, 옛 공주읍사무소 등 근대 문화유산이 즐비해 공주 구도심을 찾는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곳으로, 허투루 조형물을 설치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국고개라는 지명은 고려 때 효자 이복(李福)이 어머니께 드릴 국을 얻어 고개를 넘다 넘어져 국을 엎지르고는 굶주린 어머니를 생각하며 서럽게 울었다는데서 유래해 우리의 미풍양속인 ()’가 깊게 서린 곳이다.

충남역사박물관 주차장 옆에는 또 효자 이복과 통일신라 경덕왕 때 인물로 병마에 시달리는 부모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봉양해 병을 낫게 해 했다고 삼국사기열전에 기록된 향덕(向德)의 효심을 기리기 위한 효심공원이 조성돼 있다.

전설 속의 곰과 너무 동떨어져 있고, 문화거리 이미지와도 배치된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시는 우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거리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민원이 있는 게 사실로, 돌에 도자기를 덧입히다보니 시민들 눈에 더 띄는 것 같다국고개 시작점을 알리는 표지석은 민원 제기 후 곧바로 이동 조치했으며, 곰 조형물 등은 의견 수렴 후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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