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시인이 사랑하는 한 편의 시= 이용악의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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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시인이 사랑하는 한 편의 시= 이용악의 그리움
  • 김명수 시인
  • 승인 2021.01.1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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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시아북
▲ 사진=시아북

눈이 오는 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두산 철길 위에

느릿느릿 밤새워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 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 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 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 가

 

우리는 가끔 시를 읽으면서도 가슴 절일 때가 있다. 그건 아마 그 시가 내 마음과 내 처지와 지금의 내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노래를 듣고도 이야기를 듣고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 또는 신문이나 방송을 보고서도 그렇다. 그게 좋은 내용이든 좋지 않은 내용이든 가슴이 절이고 먹먹하고 아픈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대개의 사람들은 그 가슴 절인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시를 통해든 그리고 음악이나 미슬 운동이나 취미 활동 등 어느 것을 택하든 자신에게 맞는 것이 있을 것이다.

새해가 되어 코로나로 인해 고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의 연하장을 보낸다. 새해엔 코로나가 없는 사회, 사람들 모두 그 코로나의 굴레에서 벗어나 마음껏 노래하고 마음껏 운동하고 마음껏 사회활동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오도록, 그리하여 모두가 전과같이 함께 운동하고 함께 여행하고 함께 봉사하고 함께 일할 수 있게, 그런 날들이 빨리 와 주소서 하고 말이다.

이런 때에 만화에서 보던 요술램프 같은 것이 등장해서 한 번에 그 나쁜 코로나를 쓸어가 모든 사람들에게 안정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기도해본다. 정말 그 요술 램프 같은 백신이 빨리 나와 코로나를 모두 갖고 가 불태우기를, 그래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 코로나의 공포에서 벗어 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한다.

1914년 함경북도 경성에서 출생한 이용악은 남한에 와서 살다가 6,25때 월북한 시인인데 우리민족의 비극적 현실을 많이 쓴 민족시인이라고도 불리 운다. 그는 기억력이 아주 좋아 시의 어떤 구절을 듣거나 보았을 경우 메모 없이도 정확하게 되살리는 재주가 남달랐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가 26세 때 발표한 오랑캐꽃은 독자들에게 참 많은 사랑을 받은 시였는데 귀촉도,화사,질마재 신화로 유명한 서정주 시인도 이용악 시인은 가난 속에 괄시를 받으면서도 망국민의 절망과 비애를 잘 표현했다는 좋은 평가를 했다. 1988년 월북 작가들이 해금되면서 이용악의 시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그의 치열한 시 정신은 후에 시 공부하는 또 다른 시인들에게 두고 두고 영향을 주기도 한다.

남북이 갈려 있는 지금 통일이 되어 기차를 타고 백두산까지 달려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그리움이란 시는 1930년대의 한 청춘의 겨을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상황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시이다. 글을 쓸 당시는 일제치하였기 때문에 아마도 이 눈 오는 백두산의 철길을 달렸을 것이다. 집 앞에 가로등이 있는데 깜깜한 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것을 본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인지 알 것이다. 이 글을 쓸 당시 남한에 있던 이용악은 눈 내리는 것을 보고 그의 고향에도 함박눈이 오는지를 추론하여 시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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