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정주 홍성군수 당선인이 보여준 행정의 새로운 선택”

2026-06-29     안연옥 기자
▲안연옥 뉴스채널1 기자.

민선 9기 충남 홍성군정을 이끌 박정주 홍성군수 당선인의 행보가 취임 전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무엇을 새롭게 바꿨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바꾸지 않았는가’를 선택했다는 점 때문이다.

인수위원회 대신 ‘군정 미래 설계실’을 운영한 데 이어, 군정 슬로건과 핵심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결정은 지방행정의 익숙한 공식에 작은 균열을 낸 선택으로 읽힌다.

새로운 단체장이 취임하면 관행처럼 따라붙는 것이 있다. 슬로건 교체, 간판 정비, 안내체계 전면 수정 등 ‘가시적 변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예산과 행정력이 반복적으로 소모돼 온 것도 사실이다.

홍성군이 이번에 내놓은 약 20억 원 규모의 절감 계획은 바로 이 지점에 질문을 던진다.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꼭 비용이 필요한가.”

박 당선인의 선택은 이 질문에 대한 분명한 답변처럼 보인다.

기존 군정 슬로건 ‘따뜻한 동행, 행복한 홍성’을 유지하고, 각종 상징물과 행정체계의 불필요한 변경을 최소화한 이번 결정은 행정의 본질을 ‘형식’이 아닌 ‘효율과 실질’에 두겠다는 방향성을 드러낸다.

특히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간판 교체, 안내판 정비, 각종 홍보물 일괄 변경 등의 관행을 줄인 것은 단순한 절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행정이 ‘보여주기식 변화’보다 ‘지속 가능한 운영’에 더 무게를 둘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군 내부에서 업무 부담이 줄어들고 행정 연속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민들 역시 “필요한 곳에 예산을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실용적 판단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절감된 재원이 복지, 생활 인프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실질적인 분야로 재투자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물론 행정의 변화에는 상징성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 상징이 반드시 새로운 간판이나 문구여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불필요한 반복을 줄이고, 기존 성과를 존중하며, 예산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것 역시 충분히 강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이번 홍성군의 선택은 그런 점에서 조용하지만 분명한 차별화다.

다른 지자체들이 ‘새로움’을 강조하기 위해 비용을 들이는 사이, 홍성은 ‘필요 없는 변화’를 덜어내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 결과가 실제 행정 성과로 이어진다면, 이는 단순한 절감 사례를 넘어 하나의 모델로 평가받을 가능성도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홍성군정이 보여준 이번 선택은 그 방향을 ‘과시’가 아닌 ‘실용’에 두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그리고 그 선택은 충분히 응원받을 만한 출발점이다.

이제 관건은 분명하다. 절감된 예산이 군민의 삶 속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변화로 이어지는가.

그 답이 쌓일 때, 이번 결정은 단순한 행정 실험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