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비켜갔다”… 보령시 냉풍욕장 9만명 몰려 ‘자연 에어컨’ 대박
68일간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운영… 올여름 기록적 폭염 속 대표 피서명소 ‘우뚝’ 폐탄광 갱도서 뿜어지는 10~15℃ 찬바람… 외부와 최대 20℃ 차이 공연·체험에 농특산물 직판까지… 관광객 발길이 지역경제 활력으로 이어져
“에어컨보다 더 시원하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올여름, 충남 보령의 폐탄광 갱도에서 뿜어져 나온 차가운 바람이 무더위에 지친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충남 보령시 청라면에 위치한 보령 냉풍욕장에 올여름 9만여 명이 다녀가며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 피서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6월 25일 문을 연 냉풍욕장은 8월 31일까지 68일간 운영됐으며, 단 한 건의 사건·사고 없이 안전하게 올여름 운영을 마무리했다.
특히 유례없는 폭염 속에서도 별도의 냉방시설 없이 자연이 만들어낸 찬바람만으로 관광객들에게 강력한 ‘시원함’을 선사하면서 보령의 대표적인 친환경 피서 관광콘텐츠로 주목받았다.
■ 지하 갱도서 솟는 10~15℃ 바람… ‘자연 에어컨’의 힘
냉풍욕장의 가장 큰 매력은 인공적인 냉방시설이 아니라 폐탄광 갱도에서 발생하는 자연 냉풍이다.
지하 깊숙한 곳에서 발생한 차가운 공기가 약 200m 길이의 갱도를 따라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외부로 뿜어져 나온다.
갱도 내부 온도는 사계절 내내 약 10~15℃를 유지한다.
한여름에는 바깥 기온과 최대 20℃까지 차이가 나면서 관광객들에게 말 그대로 ‘자연 에어컨’ 같은 시원함을 제공한다.
폭염을 피해 찾아온 방문객들은 차가운 바람을 직접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가족·연인·친구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
■ “정말 에어컨 같다”… 입소문 타고 9만 명 방문
올해 냉풍욕장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뿐 아니라 연인과 친구 등 다양한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방문객들은 “정말 에어컨을 틀어놓은 것처럼 시원하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방문객들의 SNS 후기와 입소문이 확산되면서 냉풍욕장의 인지도도 더욱 높아졌다.
‘폭염을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일부러 찾아가는 관광명소’로 위상이 달라진 것이다.
■ 단순 피서지 넘어 ‘즐기는 관광지’로 진화
올해 냉풍욕장은 단순히 시원한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색소폰과 기타, 밴드 등 시민들의 재능기부 공연을 운영하면서 냉풍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시원한 갱도 바람을 맞으며 음악을 즐기는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되면서 냉풍욕장은 피서와 문화공연이 결합된 관광 콘텐츠로 한 단계 진화했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공연을 함께 관람하고 휴식을 즐기며 냉풍욕장을 단순한 여름 피서지가 아닌 가족형 관광공간으로 이용했다.
■ 관광객 발길, 지역 농특산물 소비로 이어졌다
냉풍욕장의 인기는 인근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냉풍욕장 바로 옆 농특산물 직판장에는 관광객들이 몰렸고, 폐광의 차가운 바람을 활용해 재배한 양송이버섯을 비롯한 지역 농특산물이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관광객 유입이 단순히 냉풍욕장 내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특산품 구매로 연결되는 소비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는 지역의 독특한 산업유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지역 농산물 판매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지역경제 모델로도 주목된다.
■ 폐광의 흔적을 ‘관광자산’으로… 보령만의 경쟁력
냉풍욕장의 또 다른 의미는 과거 산업시설이었던 폐광의 흔적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폐탄광 갱도라는 지역의 산업유산에 자연 냉풍이라는 독특한 관광 요소를 결합해 보령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피서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특히 기후변화로 폭염과 열대야가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전력 소비를 크게 늘리지 않고 자연의 냉기를 활용한다는 점도 냉풍욕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 엄승용 시장 “보령 대표 여름 관광명소로 키운다”
엄승용 보령시장은 올여름 많은 관광객이 냉풍욕장을 찾은 데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엄 시장은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 속에서도 많은 분들이 냉풍욕장을 찾아주셨고, 안전사고 없이 운영을 마무리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와 폭염, 열대야가 일상화되면서 시원하고 쾌적한 피서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며 냉풍욕장이 보령을 대표하는 여름철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폭염 시대’ 새로운 관광공식… 자연·문화·지역경제 연결
올여름 보령 냉풍욕장이 보여준 성과는 단순히 관광객 9만 명이라는 숫자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연 냉풍→피서→문화공연→관광→지역특산물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폭염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시원한 관광지’ 자체가 하나의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냉풍욕장은 기후변화 시대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폐광이라는 과거의 공간에 자연의 힘과 문화 콘텐츠를 더하고, 관광객의 소비를 지역 농가와 상권으로 연결한다면 보령의 여름 관광을 이끄는 핵심 거점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 “더위를 피해 찾았는데, 보령의 매력에 머물다”
올여름 9만여 명의 선택은 분명했다.
폭염에는 자연 에어컨, 피서에는 냉풍욕장.
68일간 안전하게 운영을 마친 보령 냉풍욕장이 단순한 계절형 피서지를 넘어 기후변화 시대의 친환경 관광명소이자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보령의 대표 여름 관광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