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무너진다”… 박수현 충남지사, 산림청에 ‘재선충병 전면 대응’ 촉구
충남 서해안 4개 시군 ‘3차 대발생’… 보령·서천·청양·태안 피해 확산 방제예산 31억→120억원 증액에도 “부족”… 내년 국비 확대·유인헬기 방제 시범운용 요청 태안 이어 보령·서천·청양도 특별방제구역 신청… “피해규모에 맞는 국가 차원 대응 필요”
충남의 소나무 숲이 또다시 비상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충남 서해안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3차 대발생’ 양상을 보이자 충남도가 산림당국에 방제예산 확대와 국가 차원의 전방위 대응을 강하게 요청하고 나섰다.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및 방제 상황을 긴급 점검한 직후 산림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내년도 방제 국비 증액과 유인헬기 방제 시범 운용을 요청했다.
단순한 피해목 제거 수준을 넘어 집단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방제 역량을 총동원해 확산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 “지난해 31억에서 올해 120억… 그래도 부족하다”
박수현 지사는 지난 1일 도청에서 소나무재선충병 발생과 방제 추진 상황을 보고받은 뒤 다음 날인 2일 박은식 산림청장에게 직접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충남의 재선충병 방제예산은 지난해 약 31억원에서 올해 12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문제는 피해 확산 속도와 규모가 예산 증가폭을 앞지를 가능성이다.
박 지사는 최근 충남의 소나무재선충병이 ‘3차 대발생’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현재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피해지역의 확산속도와 방제물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년도 방제예산을 추가로 증액하고 안정적인 국비 지원체계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지난 2023년 2월 중단된 유인헬기 방제를 다시 현장에 투입할 것을 제안했다.
집단적으로 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도유림 등에 유인헬기를 시범 운용해 지상 방제의 한계를 보완하고, 광범위한 피해지역에 대한 초기 대응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 보령·서천·청양·태안… 서해안 4개 시군 집중 피해
충남 소나무재선충병은 지난 2012년 보령시 청라면 일원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후 기후변화로 매개충의 활동 여건이 달라지고 소나무 생육환경이 악화되면서 피해가 반복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피해가 집중된 곳은 보령·서천·청양·태안 등 서해안 4개 시군이다.
이들 지역은 소나무가 집단적으로 분포하고 있어 재선충병이 한번 확산될 경우 피해 규모가 급격히 커질 수 있는 취약지역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과거처럼 확인된 피해목을 하나씩 찾아내는 방식만으로는 실제 피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조사방식 자체를 바꿨다.
■ “보이는 피해만이 전부가 아니다”… 피해조사 방식 전환
충남도는 4개 시군을 중심으로 기존 개별목 중심의 시료채취 방식에서 표준지 조사 방식으로 전환했다.
보다 넓은 범위에서 체계적으로 피해 상황을 조사해 기존 방식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피해목까지 폭넓게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능동적 조사체계 전환을 통해 도는 실제 피해 규모에 보다 근접한 발생본수를 산정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향후 방제예산 확보와 특별방제구역 지정 등 국가 차원의 대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기초자료를 현실에 맞게 다시 구축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결국 이번 재선충병 대응의 핵심은 ‘얼마나 죽었느냐’가 아니라 ‘실제 피해가 얼마나 넓게 퍼져 있느냐’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다.
■ 태안은 특별방제구역… 보령·서천·청양도 추가 신청
피해규모가 확인되면서 특별방제구역 확대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태안군은 지난 8월 산림청으로부터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받았다.
충남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령·서천·청양도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산림청에 추가 신청했다.
특별방제구역 지정을 통해 피해가 집중된 지역에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방제 역량을 투입하고,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도는 동시에 실제 피해 규모에 걸맞은 방제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 “지자체만으로 감당할 수 없다”… 산림청 지원이 관건
박수현 지사는 보령·서천·청양·태안 시장·군수에게도 강도 높은 현장 대응을 주문했다.
각 시군에 산림병해충 전담인력을 확충하고 지역별 피해 특성에 맞는 방제전략을 수립하도록 하는 한편, 이미 확보된 방제예산이 연내 차질 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단체장이 직접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재선충병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산림 생태계와 지역경관, 산림자원에 장기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지자체의 행정력과 국가 차원의 전문 방제 역량이 동시에 투입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피해가 집단화되고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경우 초기 방제 시기를 놓치는 순간 피해지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어 신속한 예산과 장비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3차 대발생’ 막을 마지막 골든타임 되나
소나무재선충병과의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확산을 얼마나 빨리 차단하느냐다.
이미 피해가 확인된 나무를 제거하는 사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확한 피해조사와 특별방제구역 지정, 충분한 국비 확보, 방제인력 확충,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 항공방제 등 가용한 수단을 동시에 동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충남도 역시 이번 사태를 단순한 산림병해충 문제가 아닌 충남 산림자원의 생존과 직결된 재난 수준의 현안으로 보고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31억원 수준이던 방제예산을 올해 120억원까지 늘렸음에도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는 것은 그만큼 현장의 피해 규모와 방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 “소나무 숲을 지켜야 한다”… 국가 대응 시험대
박수현 지사가 산림청장에게 직접 지원 확대를 요청한 것은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현재의 피해 규모와 확산 속도에 맞춰 국가의 대응 수준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충남도는 피해조사를 정밀화하고 특별방제구역 확대를 추진하는 동시에 방제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산림청 역시 충남의 요청을 바탕으로 내년도 방제예산 확대와 유인헬기 시범 운용 등을 어떤 수준으로 지원할지 관심이 쏠린다.
소나무재선충병은 한번 확산되면 산림 생태계와 지역의 경관을 장기간 훼손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피해를 확인하는 행정’이 아니라 ‘확산을 막는 선제적 대응’이다.
충남 서해안 4개 시군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재선충병 ‘3차 대발생’이 새로운 대규모 산림피해로 이어질지, 아니면 특별방제와 국가 지원을 통한 선제 대응으로 확산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충남도와 산림청의 대응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