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시설 활용도 높이고 환경 문제·주민 갈등은 차단…‘2년 경과’ 안전장치 도입
충남 공주시의회가 변화하는 축산 환경에 대응해 ‘유휴 축사 활용은 넓히고, 무분별한 축종 전환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축분뇨와 환경 문제는 차단하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박미옥(이인·탄천·계룡·반포) 공주시의회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주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2일 산업건설위원회 심사를 거쳐 9일 열린 제26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됐다.
이번 개정 조례는 본회의 의결 후 약 7일 뒤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조례 개정의 핵심은 ‘기존 축사를 활용하려는 축산농가의 길은 열되, 규제 완화를 악용한 편법적인 축종 변경은 막는 것’이다.
특히 일부제한구역 내에서 기존에 허가 또는 신고를 받아 운영하던 소·젖소 배출시설을 양·염소·산양·사슴·말 등 다른 축종으로 변경하거나, 이후 최초 축종으로 다시 전환하는 경우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그동안 축산 현장에서는 기존 축사 시설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사육 축종을 바꾸려는 농가의 수요가 있었지만, 축종 변경과 재전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현장의 요구와 환경적 우려를 동시에 반영했다.
개정 조례에 따르면 기존 소·젖소 배출시설을 사슴·양·말 등으로 변경하거나 다시 최초 축종으로 재전환할 경우, 최초 허가·신고된 배출시설의 연면적과 가축분뇨 처리용량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
시설 규모와 처리능력을 넘어서는 무분별한 축산시설 확대를 막아 가축분뇨 처리와 환경관리의 기본 틀을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가장 주목되는 장치가 ‘2년 재전환 경과기간’이다.
최초 축종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제한거리가 줄어드는 축종으로 변경한 날부터 2년이 지나야 한다.
이는 축종을 일시적으로 변경해 각종 규제를 피한 뒤 다시 기존 축종으로 되돌리는 방식의 ‘제도적 우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안전판’이다.
결국 이번 조례는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도, 농가를 옥죄는 규제 강화도 아니다.
“기존 시설은 최대한 활용하되 환경과 주민 생활권을 위협하는 편법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제도화한 것이다.
특히 축산농가 입장에서는 이미 조성된 유휴 축사의 활용도를 높여 새로운 축종을 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시설 투자 부담을 줄이고 합법적인 영농 기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축종 변경을 빌미로 축산 규모가 사실상 확대되거나 가축분뇨 처리능력을 넘어서는 운영이 이뤄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다.
축산 환경을 둘러싼 농가와 주민 간 갈등을 사전에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가축분뇨 문제는 단순한 축산업의 문제가 아니다. 악취와 수질오염 등 생활환경과 직결되는 대표적인 지역 현안이다.
따라서 축산농가의 생계 기반을 보호하면서도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환경과 환경권을 함께 보장하는 균형 잡힌 관리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조례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했다.
박미옥 의원은 “이번 개정은 기존 축사 시설에 타 축종을 도입해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최근 변화하는 축산 환경 속에서 염소 등 대체 축종을 사육하려는 농가를 제도권 내에서 양성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난개발이나 편법 운용으로 인한 주민 갈등과 환경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축산농가의 합법적인 생계 기반과 지역 주민의 쾌적한 주거환경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례 개정은 ‘축산농가의 생존권’과 ‘지역 주민의 환경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공주시의회의 제도적 해법으로 평가된다.
축산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농가 역시 새로운 축종과 경영방식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축산업의 변화가 주민 생활환경의 희생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공주시의회가 마련한 이번 조례가 ‘유휴 축사는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가축분뇨와 환경 문제, 주민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는 균형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