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대 그리운 눈부처 되리
그대 눈동자 푸른 하늘가
잎새들 지고 산새들 잡는
그대 눈동자 들길 밖으로
내 그대 일평생 눈부처 되리
그대는 이 세상
그 누구의 곁에도 있지 못하고 오늘의
마음의 길을 걸으며 슬퍼하노니
그대 눈동자 어두운 골목
바람이 불고 저녘별 뜰 때
내 그대 일평생 눈부처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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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다 갑니다. 참으로 지난 해는 힘들고 어두운 해였습니다.
파란 가을 하늘을 언제 제대로 보았던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 한라산 억새밭은 언제 가 보았던가? 설악과 내장산의 단풍은?
아니 우리나라가 금수강산이라 했는데 어디가 그렇게 아름다웠던가?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은 가뜩이나 주눅 들고 힘들고 또 우울한 날들이 많습니다. 어떻게든 빠른 시일 내에 그 괴물 같은 놈들을 물리치고 국민 모두가 아름다운 하늘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날들이 오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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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입니다. 칼바람이 귓불을 스치고 갑니다.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첫 아기를 보았을 때의 겨울이었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구멍이 숭숭 뚫린 벽돌로 방 한 칸을 만들어 겨울을 나고 있었습니다. 천정에는 위풍이 세서 동글동글 방울방울 얼음덩어리들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하도 추워서 집 둘레를 모두 비닐로 덮었습니다. 방 하나를 쓰고 있어서 손님이 오면 학교 숙직실로 가서 잤습니다. 그날도 막내처제가 와서 나는 학교 숙직실로 가서 자는데. 새벽이 되어 주인집 아저씨가 뛰어와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급한 소리로 빨리 집에 가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는 정신없이 뛰어 갔지요. 아니나 다를까 아내와 처제는 연탄가스 중독으로 정신을 잃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아랫 목에 누워 있는 우리 아가가 큰 눈을 말동말동 뜨고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큰 눈 속에 내가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아가는 더욱 반갑게 눈웃음을 치며 눈 속에 또 하나의 나를 비춰주고 있었습니다.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아가는 눈 속에 또 하나의 나를 담고 있었습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가의 눈동자 속에 내가 비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 없이 맑고 깊고 푸른 눈동자 속에 보이는 사람, 이렇게 추운 날이 계속되는 겨울에 가까이 있는 이웃들을 살펴 주는 따뜻한 눈동자를 생각하게 하는 겨울입니다.(e)
*눈부처 :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난 사람의 형상,동인(瞳人).동자(瞳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