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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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산책
  • 전)공주문화원장 최창석
  • 승인 2024.03.1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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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편. 고대 잉카의 수도 쿠스코

♣잉카가 ‘세상의 배꼽’이라고 생각한 쿠스코

▲잉카가 생각한 세상의 배꼽 쿠스코
▲잉카가 생각한 세상의 배꼽 쿠스코

 비속에 바라다보이는 쿠스코. 12시경 도착했으니 안데스산맥의 구불구불한 길과 4,000~5,000급의 고지를 넘으면서 장장 14시간을 달려온 것이다.“유럽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고 남미의 모든 길은 쿠스코로 통한다” 쿠스코는 남미에서 가장 크고 막강했던 잉카제국의 수도로 5만 명의 사람들이 20년에 걸쳐 완성한 곳이다. 가장 번성할 때는 100만 명의 인구가 거주했다는 세계적인 도시인 것이다. 해발 3,400m에 있는 분지에 위치한 계획도시이며 현재 인구는 약 40여만 명으로 1983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쿠스코’는 케추아어로 ‘세계의 배꼽’이란 말이다. 잉카인들은 이 쿠스코를 세상의 중심지라 생각했다. 또 이들은 지하세계 또는 전생을 지배하는 동물은 뱀, 하늘의 세계 또는 내세를 지배하는 것은 콘도르, 땅의 세계 즉 현생을 지배하는 것은 퓨마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이 도시를 만들 때도 현세의 왕자 퓨마의 형상을 따라 만들었는데 퓨마의 머리 부분은 종교의 중심이며 필요할 때 요새로 사용했던 사크사우아만, 퓨마의 꼬리는 인공수로가 끝나고 두 강이 만나는 지점인 푸마추판이다. 태양 신전 코리칸차는 퓨마의 허리, 제사를 지내던 무언카파타 대 광장은 퓨마의 심장에 위치한다[Cuzco/Cusco] (두산백과).

♣쿠스코의 중심지 아르마스 광장

▲쿠스코 중심지 아르마스 광장
▲쿠스코 중심지 아르마스 광장

숙소에 짐을 풀고 아르마스 광장으로 나갔다. 오지투어에서 배낭여행의 여러 가지를 잘 계획하고 준비했는데 그 잘한 것 중 하나가 숙소의 위치이다. 비록 숙소는 허름하고 시설은 부족하지만 늘 도시, 또는 관광 포인트의 중심에 숙소를 정해 우리가 틈나는 대로 쉽게 관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내가 패키지여행으로 유럽을 다닐 때는 호텔이 시설은 엄청 호화판이었지만 중심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자투리 시간에 도심을 관광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많이 나는데 오지투어에서는 정말로 여행다운 여행을 하도록 호스텔을 정한 것 같다. 광장 한쪽에서 환전하고 광장을 둘러보았다. 이곳 아르마스 광장은 피사로가 쿠스코를 함락시킨 후 도시를 재정비한다는 명목으로 원래의 잉카 건물을 부수고 성당과 귀족의 집을 짓고 자기들 편리하게 만든 곳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지금은 그 한 가운데 잉카의 황제 ‘피차쿠티-세상을 뒤바꾼 사람이라는 뜻’의 황금 동상이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역사는 단순히 힘센 자의 편이 아니다. 역사는 자유 그리고 정의, 인간의 존엄 등 보편적 인류 가치로 최종 종착점을 찾는 것이다.

▲아르마스 광장의 대성당
▲아르마스 광장의 대성당

광장의 동쪽에 대성당이 있다. 1,559년에서 1,654년까지 약 100여 년에 걸쳐 지어진 바로크 양식의 대형 건축물이다. 이곳도 원래 잉카 신전이 있던 것을 허물고 지었는데 은 300t을 이용해 만든 주 제단과 각종, 금은 세공품이 휘황찬란하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마르코스 사파타’가 그린「최후의 만찬」인데 다빈치의 그림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든다. 특히 식탁에 있는 음식이 빵이 아닌 ‘꾸이 – 남미 전통의 식용 쥐 요리’가 통째로 놓인 것과 예수님을 팔아넘긴 간사한 유다의 얼굴을 피사로의 얼굴로 바꾼 것이다. 정복자이며 잔인한 살육자인 피사로는 생전에는 갖은 호사를 누렸지만, 암살자의 손에 죽임을 당하고 죽어서도 대성당에서 교활한 유다로 천대받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 이름하여 ‘검은 예수상’이다. 예수님은 분명 백인인데 이 성당의 한쪽에 있는 예수님은 흑인과 원주민의 혼혈인 ‘메스티소’처럼 피부색이 검다. 이것은 카톨릭이 포교의 일환으로 그 지역 정서를 최대한 존중해주려는 포교 원칙에 의해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매년 부활절 날 이 검은 예수와 마리아가 성당을 나와 시내를 행진하는데 원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고 한다.

광장의 남쪽에 있는 건물이 ‘라 꼼파니아 데 헤수스 교회’이다. 이 건물 역시 잉카제국의 11대 황제의 궁전이었던 곳을 허물고 그 위에 세운 건물로 외형은 전형적인 바로크 양식이다. 이 교회에 들어가 보니 벽화와 조각품이 훌륭하였고 지하에는 옛날 건물의 일부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종루 아래에 있는 베란다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아르마스 광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여러 가지 행사를 보는데 제격이다. 마침 불교도들의 행사 행렬이 있어 사진에 담았다.

♣페루의 자존심 12각 돌

▲페루의 자존심 12각돌
▲페루의 자존심 12각돌

대성당 옆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골목길에 잉카 복장을 한 건장한 청년이 서 있고,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다. 그곳에 가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12각의 돌이다. 12개의 돌 면을 다른 돌로 이어 석축을 맞추었는데 얼마나 정확한지 면도날 1개가 들어갈 틈이 없다. 잉카인들이 얼마나 돌을 잘 다루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 유산이고 페루 사람들은 이것을 “페루인의 자존심”이라 부른다.

▲베짜는 여인
▲베짜는 여인

이어서 찾은 곳은 잉카 박물관(Museo Inka). 12각 돌을 둘러보고 언덕을 올라가다 박물관이 있어 들어갔다. 입구에는 잉카 황제의 상이 박물관 로고와 함께 있고 안으로 들어가는 가운데에는 전통 복장을 한 옷감 짜는 여자가 베틀에 앉아 옷감을 짜고 있어 기념촬영을 하였다. 물론 사진 찍는 팁은 당연히 주어야 한다. 가운데 마당을 중심으로 건물이 ㅁ자형으로 되어 있는데 그곳은 1, 2층이 전시장이다. Pre-Inkan culture(잉카 이전의 문화)부터 잉카 시대의 유물까지 토기, 금속 공예 직물 등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마지막 들른 기념품 전시장에는 다양한 잉카 시대의 악기들이 전시되고 또 조그만 오카리나 같은 악기들은 판매도 하였다. 요즈음 우리나라의 각종 축제장에는 잉카복장을 하고 잉카악기로 ‘엘 콘도 파사’ 등의 노래를 부르는 악극단이 많은데 그 노래소리가 신비하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도 한다. 특히 나와 같이 간 선생님이 음악에 관심이 많아 잉카 악기들을 다루는 모습을 주인에게 부탁해 우리는 한참 시간을 다양한 악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안데스 산지에서 울려 퍼지는 신비로운 악기 소리를 들으니 잉카에 대한 신비가 더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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