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김정섭 시장의 휴가 금의야행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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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경] 김정섭 시장의 휴가 금의야행인 이유
  • 뉴스채널1
  • 승인 2020.09.0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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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용 금강일보 기자
▲ 이건용 금강일보 기자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김정섭 공주시장이 때를 잘 가리지 못해 빈축을 사고 있다.

예정된 휴가를 하루 반납하는 성의를 보이긴 했지만, 전국이 물과의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휴가를 간 것은 적절치 못했다.

높으신 양반이 휴가를 가지 않는데 누가 언감생심(?). 그래서 직원들 배려 차원이라고 애써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물난리 시국은 피했어야 했다.

김 시장의 휴가기간에도 호우경보는 계속됐다. 세찬 바람에 강풍주의보까지 내려졌다. 계속된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이재민도 7000명을 육박하고 있다.

너도 나도 호우 피해 주민들을 돕는데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전국의 많은 지자체장들이 앞 다퉈 휴가를 접었다.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도 예정된 여름휴가를 취소하고 민생을 챙기는데 여념이 없다.

휴가를 반납하고 천안의 침수피해 마을을 찾아 수해복구에 구슬땀을 쏟은 충남 도백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어떤 시장은 자신의 SNS누구에게나 소중한 휴일, 쏟아지는 빗속에도 지역의 아픔을 함께하고 덜어주는 일에 선뜻 나서주셨다. 도와주러 가는 게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러 갑니다라는 말씀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면서 수해를 입은 주민들의 마음은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을 것으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아픔을 치유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적었다.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며 하루속히 피해 복구가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는 결의가 느껴진다.

필자는 일전 매년 백제문화제가 추석연휴를 전후해 치러져 공주시청 공무원들의 명절 휴식권을 뺏고 있는 만큼 개최 시기를 옮기자고 제안했었다.

노자는 쉬는 법을 알면 모든 일이 순조롭다고 했다. 김달국 저자는 여백이 있어야 그림이 되고, 쉼표가 있어야 음악이 되듯이 휴식은 삶의 여백이자 쉼표다. 휴식은 정체가 아니라 더 큰 활동을 위한 창조적 활동이다라고 했다.

시장도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쉴 권리가 있다.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찾겠다는데 누가 뭐라 하겠는가만, 적어도 때를 가릴 줄은 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 시장의 휴가가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이유는 시의적절치 못한 아쉬움이다.

물난리로 아수라장인 상황에서 시장이 휴가를 간들 일선에 있는 직원들이 휴가를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김 시장의 휴가가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간다는 금의야행(錦衣夜行)에 그친 이유다. 자랑삼아 하지 않으면 생색이 나지 않는 아무 보람이 없는 일을 한 게 됐다.

비단옷을 입더라도 때와 장소를 분별해야 빛이 난다. 그 때를 아는 게 지혜다.

비단옷 입고 밤길을 걷겠다는데 말리는 이가 없고, 조언해 주는 이가 없으니 더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건용 금강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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