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시인이 사랑하는 한 편의 시-김광섭의 생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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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시인이 사랑하는 한 편의 시-김광섭의 생의 감각
  • 안연옥 기자
  • 승인 2021.11.22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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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시인
▲김명수 시인

 

여명의 종이 울린다

새벽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다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졌다

깨진 하늘이 아물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른 빛은 장마에

넘쳐 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서 황야에 갔다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샀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의 감각을 흔들어 주었다

 

사람들에게는 살아 가면서 예기치 않았던 일들이 일어 난다. 이것은 너와 나 할 것없이 누구에게나 일어 날 수 있는 일이다. 그 갑자기 일어 날 수 있는 일들, 예기치 않은 일들을 보면,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돌아 오지 않아 가 보았더니 쓰러져 있다. 119를 불러 병원에 가 보니 심근경색으로 인해 벌써 숨이 멎었다. 또는 아침에 음식물 쓰레게를 버리고 들어 와 머리가 아파 누웠는데 그게 고혈압이어서 의식을 잃고 일주일 후에 일어났다. 이 외에도 운동을 하다가, 길을 걷다가, 잠을 자다가 일어 나는 예기치 않은 일들이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래서 우린 항상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시인 김광섭에게도 예기치 않은 일이 생겨났다. 어느 날 고혈압으로 갑자기 쓰러저 일주일 후에 깨어 났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이 시를 썼다고. 그래서 제목이 생의 감각 인가 보다. 사람들은 갑자기 이런 일들이 있고 나면 새로운 세상을 새롭게 만났기에 새로운 감각으로 새로운 생활을 하고 새로운 시도 탄생하는가 보다. 바로 곁에 있는 참 훌륭한 시인 한 분도 모두가 돌아 가시게 되었다 해서 묘자리를 보러 다니고 장례위원회까지 만들고 마지막 인사하러 중환자실에 들러 빨리 일어 나시라고 했다. 그런데 하늘의 도움으로 정말 다시 일어나 왕성한 시작 활동으로 지금은 한국 최고의 시인으로, 최고의 베스트쎌러 시인으로 참 바쁜 날들을 살고 계시다. 참 새롭게 얻는 새로운 세상이어서 새로운 마음으로 오직 시만을 위해 살고 계시다.

김광섭에게 새로운 세계, 새로운 생명, 새로운 의식을 준 이 갑작스러운 일은 매일매일 비슷비슷한 삶을 살아 가는 사람들에게 주는 일종의 경종일 수도 있다. 이렇게 새로운 세계를 향해 눈을 뜰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주었기에 생의 감각이 새로울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내 지나 온 생에 대해 반성하고 새롭게 깨닫고 새롭게 다짐해 보는 의식을 갖게 해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물을 보는 관점도 사람을 대하는 시각도 시를 쓰는 것도 내 새로운 의식으로 인해 새로운 감각으로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로 이 생의 감각이란 시 속에서 말하듯 오는 사람이 내게서 오고/가는 사람이 내게서 간다.는 것과 같다라고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사실은 쓰러지기 전에도 있었던 일이지만, 그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다시 일어 난 지금은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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