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시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한 편의 시---권선옥의 못을 박으며
상태바
김명수 시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한 편의 시---권선옥의 못을 박으며
  • 김명수 시인
  • 승인 2022.02.21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명수 시인
▲김명수 시인

닭을 가둘 닭장을 짓는다고 못을 박는다

무거운 망치로

쾅쾅쾅 큰 못을 박는다

못자리를 내어 주지 못하는 나무판자는

종잇장처럼 찢어진다

그래, 내 언젠가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았지

그게 어디 어머니 가슴뿐인가

때때로 나는 독한 못이 되어

여기 저기 마구 구멍을 내고

더러는 찍찍 갈라지게 깊이깊이 박혔지

봄이 이렇게 햇볕이 푸짐한데

나는 여기 저기 거침없이 못질을 한다

혀를 차면서 혀를 깨물면서

독하게 못질을 한다

아파하는 널빤지에 쾅쾅쾅

거칠게 못질을 한다

 

______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나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말 실 수를 할 때가 있다. 그로 인해 사람에 따라서는 상대방으로부터 들은 말 때문에 평생 못이 박혀 사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모든 화는 입으로부터 나온다고 항상 입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법정 스님의 말을 빌리면 내가 두 귀로 들은 이야기라 해서 다 말할 것이 못되고 내가 두 눈으로 본 일이라 해서 다 말할 것 또한 못 된다.들은 것을 들었다 다 말해버리고 본 것을 보았다 다 말해버리면 자신을 거칠게 만들고 나아가서는 궁지에 빠지게 한다.라고 했다. 그래서 모든 화는 입으로부터 나온다 했기에 입을 잘 지키라 한 것이다.

무슨 말을 했다가 상대방으로부터 공격을 당해 할 말이 없으면 유규무언(有口無言)이라고도 한다. 결국 입을 닫고 있으면 화를 피 할 수 있고 시끄러움을 면할 수도 있다. 이 말이란 것이 상대방 가슴에 못으로 박히면 오랫 동인 불편한 감정을 가지게 되어 자신도 힘들고 상대방도 힘들 것이다. 그래서일까? 권 시인은 지난 세월의 어느 시점에서 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했고 그게 어머니뿐만이 아니라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 또 누군가에게 아픔을 주었을지 모른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나에게 따스한 햇볕을 주고 있는데 자신은 못을 박고 있는 행위에 대해 자신도 아프고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 못을 박고 있는 현실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주는 멧세지인지도 모른다. 이 멧세지는 시를 읽는 많은 사람들, 읽지 않는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입은 몸을 치는 도끼요 몸을 찌르는 칼날이라고 했듯이 평소의 말이나 행동에서 우리는 상대방에게 주는 아픈 행동이나 말은 삼가야 할 것이다. 그게 현명한 사람이니까. 그러기에 험한 장면이나 험한 일은 가능하면 가까이 하지도 말고 부모님이나 형제 친척 친구 이웃간이라도 서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 임한다면 최소한 가슴에 못 박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평소 생각이 깊고 신중한 권 시인이 지난 삶의 한 순간에 어머니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가슴에 못 박히게 한 행동이나 말이 지금 와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고 죄송해서 못을 박으며 란 시를 통해 후회하고 용서를 비는 아름다운 마음을 우린 배워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자신의 마음에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