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시인의 마음읠 치유하는 한 편의 시 ---전민의 인생통장
상태바
김명수 시인의 마음읠 치유하는 한 편의 시 ---전민의 인생통장
  • 김명수 시인
  • 승인 2022.04.05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명수 시인
▲김명수 시인

내 인생의 수입과 지출은

고희를 막 넘기고 나서야

어느 정도 셈 할 듯도 한데

여생의 잔고는 통 알 수 없네

 

흐른 물은 다시 역류하지 않고

지난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데

투억의 카펫을 뒤 밟아 가며

세월 속에 더 밀리어 떠나는 길

 

저축한 시간의 용돈이 앞으로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만

아침에 일어나 항상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면서 점검해 볼 뿐

 

------

 

인생을 통장에 저축해 놓고 쓴다? 좀 엉뚱한 생각 일지 모르나 전민시인은 우리가 태어난 시간부터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갈 때까지는 통장 속에 들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이 시를 시작하고 있다. 인생을 통장 속에 맡겨 놓고 쓴다? 일반적으로 돈 같으면 버는 대로 통장에 수시로 넣고, 쓸 일이 생길 때마다 필요한 만큼 꺼내 쓰고, 다시 돈을 버는 대로 수시로 또 넣고 또 빼 쓰고를 반복하면서 그 통장의 칸 수가 다 차면은 새 통장을 발급 받아 또 돈을 넣고 빼 쓰고를 반복하는 것을 원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생은 그렇지 않다. 한 번 통장에 부여 받은 인생의 시한은 언제 바닥이 날지 아무도 예상을 못하고 하루하루 빼 쓰기를 계속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날수가 정지 되고 통장은 거래가 중지 된다. 이것이 돈을 넣고 빼 쓰는 통장과 인간이 태어나 인생이란 시간을 넣고 날마다 하루씩 한 시간씩 일분씩 일초씩 빼 쓰는 인생통장과 다른 것이다.

 

우리는 흔히 시간은 금이다. 인생을 헛되이 보내지 말아라, 나는 내일 죽더라도 오늘은 사과나무를 심으리라.등의 말을 통해서 시간이 중요하고 귀한 것이라는 것을 수없이 반복해서 듣고 실제로 시간의 분,초를 아껴 쓰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실제로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면서 열심히 사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나 연습이 없이 한 번 왔다 가는 인생이기에 하루,일분,일초를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사람들은 어떤 목표를 세우고 돈을 위하여 명예를 위하여 권력을 위하여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힌다. 누구는 말하는 기술,글쓰는 역량,농사 짓는 방법,컴퓨터 다루는 능역, 각종 운동 등 수없이 많은 영역에서 수없이 많은 전문적 기술과 일하는 능력을 키우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는 사이 승진하고 정년이 되고 돈을 벌고 권력과 명예를 추종하면서 현재를 살아 간다. 그러다 보니 전민 시인이 말한 것처럼 태어나 저축해 놓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아침에 일어나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저녘이 되면 현재까지 잘 살아 왔는지를 점검해 본다.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면서 나이를 들어가며 변하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마음이다. 그런 마음을 안정시키고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 종교를 갖게 된다. 그건 종교를 통해 복음을 듣고 마음의 평정을 얻기 위함이리라. 복음이라고 말하니 전쟁의 공포 속에 살던 마을 사람들 생각이 난다. 모두 그 때 멀리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한 마리의 말, 그 말에 탔던 병사가 우리가 이겼다 하는 소리에 마을에 있던 사람들의 박수와 함성,그리고 축제가 버러지게 된다. 바로 복음이 들려 왔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이겼다는 소리가 바로 복음이었던 것이다. 그 말로 인해 마을 사람들은 노예로 끌려가는 것을 면했고 젊은이들, 사내들은 억지로 군에 가는 것을 면했으니 이 보다 큰 복음이 어디 있으랴. 인생에 있어서의 복음은 무엇일까? 안 죽는 다는 것? 인생통장에 시간을 더 넣어 주는 것? 글쎄 그건 불가능한 것이고 사는 날까지 건강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오늘을 보람되게 사는 것이 아닐까?

 

내가 산다는 것은 현실의 문제다. 골라서 살 수도 없는 것이다. 내가 현실의 세계로 가는 것이 아닌 순간 순간 현실이 나에게로 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이는 이것을 운명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운명이란 것을 필연적으로 만나면서 현실의 바다에서 헤염 치고 사는 것이다. 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현실을 벗어 날 수 없기에 순간순간 충실한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점민 시인은 이것을 미리 알고 오늘 삶을 점검해 보고 살아야 한다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