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黑)과 백(白)의 어우러짐’ ... 미국 LA 장정자 개인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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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黑)과 백(白)의 어우러짐’ ... 미국 LA 장정자 개인展
  • 유지선 기자
  • 승인 2022.04.28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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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진 대표의 특별기획展 ... ‘블랙과 화이트 단색화 작품’전시
▲화가 장정자(Untitle 16 x 20inch  acrylic 2015) 作. 사진=J&J ART 대표 서은진
▲화가 장정자(Untitle 16 x 20inch acrylic 2015) 作. 사진=J&J ART 대표 서은진

미국 LA 갤러리 샤토(Gallery SHATTO)에서, 오는 5월 24~31일까지 화가 장정자의 전시회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큰 의미가 있다. 장 작가의 블랙과 화이트 단색화 작품의 외길인생을 모두 보여주는, 회고록 형식의 개인전은 J&J ART(대표 서은진)의 특별 기획이다.

187여점의 작품을 촬영하고 회고록 형식의 도록도 제작했다.

화가 장정자의 작품과 창작활동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오래 곰삭은 연륜의 작품이 주는 아름다움과 울림은 소박하고 잔잔하지만 묵직하고 진하다.

거기에 더해 ‘그림과 인생’이라는 지극히 본질적인 문제를 되돌아 성찰하도록 이끌어주는 점도 소중하다.

특히 장정자의 작품들은 삶과 미술의 관계라는 점에서 추상 민화(民畵) 또는, 추상 문인화(文人畵)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은 맑은 정신적 세계를 추구한다.

검은색 외길 장정자 작가는 오랜 세월, 검정색을 중심으로 한 흑백그림을 줄곧 그려왔다. 그는 “검은색은 세상 모든 색의 근본이요, 가장 강한 성격을 나타내는 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런 믿음으로 검은색을 중심으로 흰색, 회색이 어우러진 무채색(無彩色) 그림에 몰두했다는 설명이다. 그의 그림에서 색채는 극히 일부에 조심스럽게 사용될 뿐이다.

장정자 작가는 자신의 그림에 대해서 아무런 구체적인 설명도 하지 않는다. 설명이 필요 없다고 믿는 것 같다.

그래서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는데, 내가 보기에 그의 검정색은 흑(黑)보다는 현(玄)에 가까운 것으로 읽힌다. 천자문(千字文)의 첫 구절인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天地玄黃)”의 검을 현(玄) … 현묘함, 깊디깊은 검음, 고요함, 아득함, 그윽함의 세계라 할 수 있다.

“하늘이 검다”는 말은 매우 상징적이다. 하늘이 곧 우주이니 푸른 게 아니라, 본디는 검은 게 맞다는 해석이다. 그것은 동양 정신의 근본이기도 하다.

흑과 백은 동양 정신의 핵심이다. 음양, 낮과 밤, 밝음과 어두움, 무거움과 가벼움, 슬픔과 기쁨, 긍정과 부정, 삶과 죽음 … 동양의 옛 그림 수묵화(水墨畵)에서는 검은색 안에 모든 색이 들어 있다고 말한다.

단순함, 소박함의 아름다움 장정자 작가의 화면은 매우 소박하고 단순하다. 거창한 사상이나 이야기를 담으려 애쓰지도 않는다.

이런저런 조형실험을 시도하거나 조형 효과를 위해 기교를 부리는 일에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림을 말로 설명하려 하지도 않는다.

딱히 그림에 꼭 무슨 이야기나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지도 않는 것 같다. 그보다는 화면에서 설명적인 것, 군더더기, 필요 없는 것들을 걷어내고 꼭 있어야 할 것만 남기려 애쓴다.

“모든 것은 더 이상 덧붙일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마침내 완성된다”라는 생떽쥐페리의 말에 충실하려는 것 같다.

그래서 장정자 작가의 그림은 때로는 옛 문인들의 문인화, 수묵화 전통을 연상시킨다.

기교를 멀리하고 아무런 별난 생각 없이 그저 마음 가는대로 그린 추상 민화(民畵) 또는 추상 문인화(文人畵), 그저 일상 살아가는 그 때 그때의 느낌을 담은 검정색 무덤덤한 그림, 그리며 흐뭇해 혼자 빙긋 웃으며 가득 차는 일, 그 소박하고 단순함이 아름답다.

그런 넉넉함과 무심함은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고 나이테는 정직하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속일 수도 없다. 연륜의 향기는 자연스럽고 소박하지만, 기도처럼 간절하다.

한편 5월 24일 오프닝 pm4-7, 작품문의는 www.jjartinc.com 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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