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계룡산철화분청사기 명맥 이은 후손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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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계룡산철화분청사기 명맥 이은 후손들 “뿔났다”
  • 안연옥 기자
  • 승인 2022.07.13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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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도예촌 “비슷한 테마 2개 경쟁 ... 기존 시설 붕괴” 주장
부지이전·철화분청사기 육성으로 변경 요구 ... 진통 예고
▲공주시 반포면 소재 계룡산 도자문화관 전경. 사진=뉴스채널1
▲공주시 반포면 소재 계룡산 도자문화관 전경. 사진=뉴스채널1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일원에 추진 중인, 공주시 '이삼평 도자문화예술단지'(이하 이삼평예술단지) 조성을 두고 기존 계룡산도예촌 작가들이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며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30년간 철화분청사기의 명맥을 이어온 공주시 대표 작가들의 주장인데다, 도예문화 정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할 수도 있어 심각한 후유증과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철화분청사기란 그릇표면에 철분이 많은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도자기로, 계룡산에서 만들어져 ‘계룡산분청’으로 불리기도 한다.

11일 계룡산도예촌(이하 도예촌) 정순자 촌장은 “차량 거리 15분인 지척에 이삼평예술단지가 들어설 경우 공주시가 말하는 계룡산도예촌 발전의 마중물이 아닌, 도예촌 쇠락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사업부지를 도예촌이 있는 상신리로 이전하고 ‘이삼평예술단지’ 명칭을 ‘계룡산철화분청사기 예술단지'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단지는 철화분청사기 제작 요람의 기능을 수행케 하되, 그 공간에 청년작가 유치를 위한 현실적 금액의 공방부지도 함께 분양해 달라”며 “도예촌 작가(공방) 14명의 생존권이 달린 공통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삼평예술단지는 대지 7923m² 부지에 기념관 전수관 공방 체험장과 가마 등이 들어서는 복합도자문화예술센터다.

도비 34억원을 포함한 총 144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2024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는데, 현재 부지매입과 충남도의 투융자 심사를 앞둔 상태다.

도예촌이 사업에 반발하는 배경에는 이삼평예술단지가 갖는 ‘불분명한 정체성’과, 공주시 도자문화의 방주(房主) 격인 자신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공주시의 행정력 부재가 크게 작용한다.

도예촌 작가들은 먼저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가 백자를 생산, 일본의 도조(陶祖)로 추앙받는 이삼평의 행적에 대해 역사적 입증 근거가 희박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도예촌과 공주(계룡산)는 이삼평의 ‘일본 백자’가 아닌 ‘토종 철화분청사기’의 요람이기 때문에 역사성 측면에서도 이삼평을 기리는 예술단지 건립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삼평예술단지가 일본인 중심의 관광객을 많이 유치할 거라는 공주시 계획에 대해서도 도자기의 DNA 자체가 다르고, 관광객 역시 양분 또는 시설이 큰 이삼평예술단지로의 쏠림만 부채질 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미 조성돼 성공적으로 안착한 도예촌을 놔두고 별도의 단지 조성을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공주시로부터 속 시원한 해명을 듣지 못하고 있다.

도예촌 웅진요의 양미숙 작가는 “계룡산은 철화분청사기 가마터가 발견돼 역사적으로 명백히 입증된 중부권 도자문화의 핵심”이라며 “공주시는 이삼평예술단지 조성보다 도예촌 살리기가 무엇인지부터 고민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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