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연속성도 해쳐 ... “2차 추경 통해 대백제전때 살려야”
"백제 1600백년 왕도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충남 공주시 대표 문화관광 프로그램으로 호평 받던 '웅진성 수문병 교대식(이하 교대식)' 예산이 시의회에서 삭감되면서 공연 중단 사태에 이르자 시민들의 비난과 장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본예산 편성때 잘려나간 것을 이번 추경에 되살려 대백제전 등에 활용하려고 했던 시는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였다.
8월의 2차 추경 때 예산안이 통과된다 해도 물리적 시간에 쫓겨 행사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공주시의회는 지난 13일 242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올해 1차 추경안 1천 808억원 중 97억원을 삭감하면서 교대식 예산도 삭감안에 포함시켜 처리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 공무원, 기관 단체 등 지역사회 전반에서 “제정신인가”라는 분노가 표출됐다.
시민 A씨는 “무령왕릉과 공산성만 관광자원이 아니다. 교대식은 백제인의 기상과 왕도의 혼을 알리는 자랑스러운 프로그램이었는데 무슨 이유로 그걸 없앴나”라며 허탈해 했다.
시 공무원 B씨도 “예전에 교대식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연신 사진을 찍던 외국인 관광객을 잊을 수 없다”면서 “공주시의회는 우리 교대식을 경복궁이나 버킹엄궁 기마병 교대식처럼 키우겠다는 야심도 없나”고 반문했다.
특히 의회는 예산 삭감 이유로 프로그램의 단조로움과 내용의 충실도 부족을 꼽는다.
지난해 말 본예산 삭감때 이미 지적됐던 부분이라고 밝힌 모 의원은, 이번에도 시나리오 등 내용 보완을 주문했지만 수정 없이 그대로 올라와 삭감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1999년 45회 백제문화제 때 첫 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웅진성 서문을 지키는 백제 수문병과 성곽을 지키는 호위병의 근무 교대식을 위엄 있게 재현하는 행사다.
2000년부터 8년 연속 문화관광부 우수 상설 프로그램으로 선정됐고, 국비와 도비 지원을 받기도 했다. 해마다 4~10월 매주말 운영될 만큼 안정화 됐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 전반에서는 의회가 ‘충실도 부족’ 등의 이유로 예산을 잘라버릴게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워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 하도록 대화와 지원을 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개선·보완을 통해 교대식을 더 우수하게 이끌어 갈 기회마저 박탈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시 관계자는 “이대로 사장시키기에는 너무 아까운 프로그램이다. 2차 추경 때라도 예산이 선다면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백제전에는 선보일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