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웅진성수문병교대식’ 예산삭감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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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웅진성수문병교대식’ 예산삭감 맹비난
  • 안연옥 기자
  • 승인 2023.04.1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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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서 추경 예산안 ‘싹둑’ ... 시민들 “왕도 자존심 훼손”
사업 연속성도 해쳐 ... “2차 추경 통해 대백제전때 살려야”
▲웅진성 수문병 교대식에서 병사들이 도열해 있다. 사진=뉴스채널1
▲웅진성 수문병 교대식에서 병사들이 도열해 있다. 사진=뉴스채널1

"백제 1600백년 왕도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충남 공주시 대표 문화관광 프로그램으로 호평 받던 '웅진성 수문병 교대식(이하 교대식)' 예산이 시의회에서 삭감되면서 공연 중단 사태에 이르자 시민들의 비난과 장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본예산 편성때 잘려나간 것을 이번 추경에 되살려 대백제전 등에 활용하려고 했던 시는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였다.

8월의 2차 추경 때 예산안이 통과된다 해도 물리적 시간에 쫓겨 행사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공주시의회는 지난 13일 242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올해 1차 추경안 1천 808억원 중 97억원을 삭감하면서 교대식 예산도 삭감안에 포함시켜 처리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 공무원, 기관 단체 등 지역사회 전반에서 “제정신인가”라는 분노가 표출됐다.

시민 A씨는 “무령왕릉과 공산성만 관광자원이 아니다. 교대식은 백제인의 기상과 왕도의 혼을 알리는 자랑스러운 프로그램이었는데 무슨 이유로 그걸 없앴나”라며 허탈해 했다.

시 공무원 B씨도 “예전에 교대식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연신 사진을 찍던 외국인 관광객을 잊을 수 없다”면서 “공주시의회는 우리 교대식을 경복궁이나 버킹엄궁 기마병 교대식처럼 키우겠다는 야심도 없나”고 반문했다.

▲웅진성 수문병 교대식 모습. 사진=뉴스채널1
▲웅진성 수문병 교대식 모습. 사진=뉴스채널1

특히 의회는 예산 삭감 이유로 프로그램의 단조로움과 내용의 충실도 부족을 꼽는다.

지난해 말 본예산 삭감때 이미 지적됐던 부분이라고 밝힌 모 의원은, 이번에도 시나리오 등 내용 보완을 주문했지만 수정 없이 그대로 올라와 삭감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1999년 45회 백제문화제 때 첫 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웅진성 서문을 지키는 백제 수문병과 성곽을 지키는 호위병의 근무 교대식을 위엄 있게 재현하는 행사다.

2000년부터 8년 연속 문화관광부 우수 상설 프로그램으로 선정됐고, 국비와 도비 지원을 받기도 했다. 해마다 4~10월 매주말 운영될 만큼 안정화 됐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 전반에서는 의회가 ‘충실도 부족’ 등의 이유로 예산을 잘라버릴게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워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 하도록 대화와 지원을 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개선·보완을 통해 교대식을 더 우수하게 이끌어 갈 기회마저 박탈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시 관계자는 “이대로 사장시키기에는 너무 아까운 프로그램이다. 2차 추경 때라도 예산이 선다면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백제전에는 선보일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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