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의 밤눈
겨울밤
노천역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며 우리는
서로의 집이 되고 싶었다
안으로 들어가
온갖 부끄러움 감출 수 있는
따스한 방이 되고 싶었다
눈이 내려도
바람이 불어도
날이 밝을 대까지 우리는
서로의 비밀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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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젊은 날 가금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비오는 날 너의 우산이 되고 싶다”
“나는 네가 외로운 날 나의 어개를 빌려 주고 싶다”
“나는 언제나 너의 등대가 되고 싶다”
정말 좋은 생각만 하고 그 사람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할 것 같던 사람들이 결혼 1년 후 3년 후 5년 후 10년 후 2,30년 후 심지어 40년 후의 황혼이혼까지 끝내 헤어지고 마는 경우가 많아졌다. 왜 변했을까. 왜 모든 것을 다 해 줄 것 같이 하고 결혼 했는데 왜,왜,왜 그렇게 쉽게 헤어졌을까. 아냐 너희들이 보기엔 쉽게 헤어진 것 같지만 우리 부부는 참 많은 시간 고민했고 많은 시간 괴로워했어. 정말 헤어져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
그러나 여기 나와 있는 시의 한 구절처럼
“서로의 집이 되고 싶었다”
“따스한 방이 되고 싶었다”
“서로의 비밀이 되고 싶었다”
이럴 수는 없었던 것일까
서로의 집, 생각만 해도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그게 사랑의 힘이 아닐가
따스한 방 추운 겨울 날 밖에서 들어오면 따뜻한 아앳 목에 발을 넣고 잠시 몸을 녹인다
참 편안하고 어떤 때는 사르르 잠이 든다.
비빌을 지켜 줌 이거야 말로 꼭 내 심정을 알아 줄 것 같은 친구가 언제나 곁에서 나를 지켜 주고 응원 해 주기에 나는 나도 모르게 나만의 비밀을 다 말해 버린다. 그가 언제까지 나만의 그 슬픈 비밀을 알 수 있을 것 같기에
그러나 끝까지 말을 하지 말았어야 할 그 비밀로 인해 결국은 그 비밀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 와 버리고 만다.. 나를 지켜 줘야 할 그 사람이 그 비밀을 무기로 나를 협박하고 힘들게 한다. 정말 진실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김광균의 밤눈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 가 내가 그의 집이 되고,내가 그에게 따스한 방이 되고 어더한 일이 있어도 내가 그를 위해 끝까지 비밀을 지켜 줄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