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시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한 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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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시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한 편의 시
  • 김명수 시인
  • 승인 2023.12.11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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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의 시인들은

시인들은

어차피 외로운 무리들이 아닌가

시로 외로운 무리들이

서로 미워하고, 외면해서야 되겠는가

그렇지 않은가,여보게

그렇게 옹졸한 주머니 속에

혼자 있지 말게나

멀리 있으면 그만큼 그리운 사람들

시를 따먹고 살아가는 사람들

흥겨울 거 없는 이 공기 속에서

서로 그리 외면해서야

너나 나나 이따금 여무는 시의 열매를

따먹고 사는 시인의 무리들은

서로 외로운 게 아닌가

세상 밖에서.

조병화시인의 육필 시선집속에 있는 이 시는 1985년에 씌여진 시다. 그러니까 40여년이 다 되어 가는데 시인은 한 마디로 외로운 무리들이라는 거다. 그런데 그 때는 정말 그랬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시인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요즘 시인은 참 바쁜 것 같다. 물론 하는 일도 많고 부르는 곳도 있고 태생이 바쁘게 태어나 좀처럼 가만이 있지 못해서도 그렇다. 그러나 여기서 정작 말하려고 하는 것은 시를 쓰는 사람들이 비교적 외로운 사람들이 많다는 뜻일 게다. 외로울 때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좋은 시 한 편을 써보는 습관을 가져본다면 참 좋은 일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필자도 11월엔 바람소리도 시를 쓴다 라고 한 시집 속에서 외로움도 꽃을 피운다라는 시를 통해 외로워지면 정말 시가 나에게 온다라는 느김을 받은 일이 있다. 외로움을 달래려고 생각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어가 온 몸으로 스며든다. 그게 바람이 되고 햇살이 되고 꽃이 되고 친구가 되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렇게 외롭게 격리 되어 있다 보면 꽃과 나무 풀과 바람,햇살과 구루름 비와 눈 등 시야에 들어오는 자연의 모든 것, 자연 현상에서 빚어지는 모든 것, 그리고 먹고 사는 경제 행위까지 그 모든 것들이 시의 대상이 되고 친구가 되고 시를 쓸 거리가 되어 내 주변을 맴돈다. 그러다 이거다라고 꽂히는 것 그것이 시의 주제가 되고 내용이 된다. 그러니까 자연이 외로운 것은 곧 시를 만들어내는 원천이 되는 것이다.

이 시를 읽으면서 조병화 시인의 외루운 순간은 어느 때일까. 복잡한 서울에서 대학교수 학장 그리고 많은 일들을 하면서도 외로움을 느긴 순간들은 언제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사람은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어도 화려한 조명을 받는 일이 많아도 또 돈이 많고 명예가 높더라도 그 나름대로의 외로운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시인은 외롭고 그래서 이런 시를 쓴 것일 게다. 그러면서 우리 함께 외로우니까 서로 미워하지 말고 외면하지 말고 살자는 얘기다. 지금의 현실을 보면 참 미워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정치권은 더 하고 예술 하는 사람들도 체육 하는 사람들도 내 편이 아니면 그 예술의 경지나 체육의 실력이전에 사람을 서로 미워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기에 끊임없이 사건 사고가 나고 그 속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속출하고 그 때마다 사회는 그만큼 혼탁한 현상을 가져오는 것이 아닐까?.

아떤 사람들은 시인은 예언가라고도 한다 어떤 현상을 사건을 미리 알기라도 한 듯 시를 통하여 그것을 표현하고 말하기도 한다. 이 시도 마찬가지다. 조병화 시인은 앞으로의 세계를 알기라도 한 듯 우리 시인들끼리라도 서로 외면하지 말고 미워하지 말고 살자고 조용히 말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시 하나로 해결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시를 통하여 많은 사람들이 읽고 함께 토론하고 함께 의견을 주고 받다보면 조금이라도 이 사회는 밝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의 좋은 시들이 버스정류장,관공서의 빈 공간, 마을의 빈 담벽, 그리고 교과서나 정부 또는 회사 홍보물의 빈 공간에 마음믈 다스리는 아름다운 시 한 편을 적어 놓는다면 참 아름다운 사회가 되는 밑걸음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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