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도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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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도시 산책
  • 전)공주문화원장 최창석
  • 승인 2024.01.10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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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NBA 농구의 도시 샌 안토니오
샌안토니오강과 유람선
▲샌안토니오강과 유람선

대륙횡단 13일째. 일행들은 조금씩 지쳐가고 있는 것 같다. 점심시간을 마치고 일행 중 Mrs Su가 운동을 하자고 하면서 그늘로 우리 동료들을 다 모이게 하고 나더러 운동을 지도하라고 한다. 내가 아침, 저녁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고 팔굽혀펴기 등 운동을 하는 것을 보고 나를 운동을 잘하는 사람으로 생각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주문에 약간 당황이 되었지만 일행 앞에 나가 발목, 손목 풀기, 허리 돌리기 등 온몸의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과 옛날에 배운 국민체조를 섞어서 시범을 보이면서 운동을 20여 분간 진행하였다. 모두가 “미스터 최 넘버원”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사막지대만 돌아다니다 오랜만에 녹음이 나타난다. 노랑, 하양 등의 봄꽃들을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다. 녹음방초(綠陰芳草)을 만나니 마음이 한결 푸근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알라모 요새의 정면
▲알라모 요새의 정면

샌안토니오 도착. 텍사스주의 서쪽에 위치한 도시로 인구는 150만 정도이며 미국에서 10위 안에 꼽히는 대도시로 교통망이 잘 발달하였고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어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도시이다. 프랑스, 스페인, 멕시코 문화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역사적인 면에도 미국 어느 도시에도 뒤지지 않는 멋진 도시이다. 에너지, 의료, 군사 분야에서 중요한 도시이며, 중요한 회의도 자주 열린다.

국제적으로는 도시 자체보다 NBA 농구 리그의 명가 중 하나인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훨씬 더 잘 알려진 도시로 별칭이 Alamo City이다. 맨 먼저 알라모(Alamo)를 찾았다. 1718년 스페인이 세운 가톨릭교회인데 현재는 텍사스 독립의 역사자료를 전시한 박물관으로 쓰인다. 1836년 벌어진 알라모 전투는 미국 출신 텍사스 거주민으로 구성된 민병대원 185명이 건물 안에 갇힌 채, 산타 안나 장군이 이끄는 6000명의 멕시코 정규군과 싸우다 전원이 옥쇄를 한 곳이다. 13일 동안 싸우다가 결국은 전원이 장렬하게 전사한 이 전투는 아직까지 미국인들의 가슴속에 자유를 위한 투쟁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많은 영화와 소설의 소재가 된 덕분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많은 샌안토니오 제일의 관광지이고 텍사스 시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 명소 중 하나이다. 내부에는 항전 당시의 영웅 ‘데비 크로켓’의 유품도 전시되어 있다.

▲파세 델 리오강변의 카페와 식당가
▲파세 델 리오강변의 카페와 식당가

이어서 리버 워크(River Walk) 강변을 걷는 것이다. 샌 안토니오의 중심을 흐르는 샌 안토니아강의 지류 강변에는 스페인풍의 건물들 그리고 현대적 감각의 호텔들, 분위기 있는 카페나 음식점 등이 늘어서 있고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 매우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되는 관광의 명소이다. 그리고 지류를 따라 유람선이 운항되고 있는데 유람선을 타고 강을 따라 돌아보면 마치 베네치아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샌 안토니아의 경관이 꽤 운치가 있다.

▲우리의 다국적 배낭여행팀
▲우리의 다국적 배낭여행팀

우리는 이곳 파세오 델 리오(Paseo del Rio)강변의 명소에서 꽤 비싼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흥에 겨워 강변을 산책하다 시끄러운 술집에 들어갔는데 간판이 ‘Dick's last Resort -얼간이의 마지막 휴게소"이다. 맥주를 갖다 주고 떠들며 농담을 지껄이는 술집으로 쉽게 말하면 ’농담 따먹기‘로 술을 파는 술집이다.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하며 그 나라에 맞는 재미있는 글을 쓴 모자를 만들어주며 재치있게 손님들을 웃기는 그런 술집이다. 나는 영어가 짧아 그 뜻을 다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우리 일행들은 엄청 좋아한다.

내가 코리안이라 하니 나에게는 “God Rice! - 신이여 쌀을 주소서!” 독일 처녀에게는 “Ich gebe grobe blow jobs"라는 글을 흰 종이에 써서 씌워주고 한참을 신나게 떠든다. 한참을 즐겁게 술 마시고 놀다 텐트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도로가 통제되고 여기저기 사람들이 몰려가고 경적이 울리며 아주 시끄러운 도시가 된다. 수많은 차들이 경적을 울리고 봉고 트럭 같은 차의 짐칸에는 사람들이 빗자루를 흔들며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소리를 지른다. 가이드의 말은 이곳 샌안토니오에 ’Spuls‘라는 프로 농구팀이 있는데 그 팀이 NBA에서 오늘 우승을 하여 그 퍼레이드를 하고 응원단과 시민들도 함께 즐기는 것이란다. 온 도시가 떠들썩하고 정말 요란하게 승리를 만끽하는 것이 정말 모든 시민이 농구를 사랑하는 것 같았다. 빗자루를 흔드는 것은 아마도 다른 팀을 싹쓸이했다는 “다 쓸어 버렸다”는 의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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