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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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산책
  • 승인 2024.02.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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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편 페루의 수도 리마 2

♣황금의 나라 잉카제국

▲정장한 잉카의 소녀들
▲정장한 잉카의 소녀들

잉카는 황금의 나라이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모험가들이 이 잉카의 전설을 확인하기 위해 밀림을 뒤지고 있고, 노략질한 황금을 싣고 가다가 풍랑으로 침몰한 스페인 보물선을 찾으려고 카리브해를 뒤지고 있다. 아 참 얼마 전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는 보물선이 인양되었다는 것을 뉴스에서 보기도 하였다. 그래서 우리도 찾은 곳이 황금박물관.

미겔 무히카 가요라는 실업가가 40여 년간에 걸쳐 수집한 개인 컬렉션을 전시한 박물관으로 페루 고대문화의 유물, 구미의 무기류와 전쟁도구, 잉카 시대의 황금으로 된 장신구, 황금마스크, 식기, 의상 소품 등 엄청난 황금 제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정말로 황금이 지천이다. 어느 한 사람은 아예 머리에서 발끝 까지를 완전히 황금으로 장식되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황금은 잉카 시대에 있었던 황금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스페인이 빼앗아 유럽으로 가져간 황금도 잉카 전체 황금의 사분지 일도 안된다고 하니 나머지 황금이 얼마나 많고 그 황금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황금도시 EL Dorado와 황금인간

▲황금인간
▲황금인간

“안데스산맥 너머 아마존강 유역에는 벽과 지붕을 금으로 씌운 집에서 금으로 치장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피사로가 잉카를 점령한 후 중남미로 몰려온 스페인 군인들에게 원주민이 들려준 이 말은 스페인 본토로 전해지고 전 유럽에 퍼져 온 세상 사람들을 들뜨게 만들었고, 사람들은 이 황금이 넘치는 땅을 ‘엘도라도’라 불었다. 16세기 초부터 지금까지 약 500년간 많은 모험가, 탐험가, 고고학자들이 안데스와 남미의 밀림지대에 모여들어 황금의 도시를 찾는데 혈안이 되었지만 수많은 희생만 치렀을 뿐 아직 엘도라도는 발견되지 않았다.

“구아타비타 호수에는 황금 지붕이 늘어서 있는 마노아라는 거리가 있고, 전신에 금가루를 칠한 왕이 살고 있다”

구아타비타 호수에는 칩차족이 살고 있으며 이 부족은 일 년에 한 번씩 신에게 제사를 올리는데 이때 추장의 몸에 금가루를 바르고 보석을 배에 잔뜩 싣고 호수 중앙으로 나아가 의식을 치렀다. 배를 타고 나가는 ‘황금인간’인 추장은 그 황금빛이 햇살에 비치어 일반인들이 감히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찬란하게 빛났다. 제사 준비가 끝나며 배에 올라탄 제사장이 많은 보석을 호수에 던지고 황금 추장은 물로 뛰어들어 자신의 금가루를 닦아낸 후 제사를 올렸다고 한다. 이런 전설을 듣고 수많은 사람들이 구아타비타에서 황금과 보물을 건지려 하였지만 지금까지 뜻을 이룬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입장료가 40솔로 좀 비싼 편이지만 꼭 한번 들려볼 만한 곳이다. 입장료가 비싸서인지 관람객은 그렇게 많지 않았고 여기저기 기념품점이 닫혀있는 것을 보니 한때는 엄청난 관광객이 오다, 요즈음에 관광객이 많이 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저녁에는 한 방 친구와 페루의 대표 맥주 쿠스께냐(Cusquena)를 마셨는데 세계 맥주 경연대회에서 3등을 한 맥주라지만 한국 맥주에 길들여진 우리에게는 그렇게 칭찬할 만하지는 않은 것 같다. 맥주 1병으로 이국의 밤을 즐기다.

♣물어물어 헤메인 리마의 거리

▲축구경기장과 분수공원
▲축구경기장과 분수공원

다음 날 아침, 목적지로 출발하는 시간이 오후 1시. 그전까지 아쉬운 리마를 더 보기 위해 분수공원을 찾았다. 실제로는 어제 택시기사가 야간에 개장하는 멋진 곳이라고 소개하여 그곳을 가자고 우리에게 권유했으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택시기사가 바가지요금을 씌우기 위해 우리를 유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 때문에 가보지 못했다, 아침에 와 보니 분수 쇼 장의 규모가 엄청나다. 정말 세계에서 제일 큰 분수공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 대형 분수만 13개이고 그 사이사이 나무와 조각과 꽃들로 장식된 멋진 공원이었다. “아차! 어제 8시에 왔더라면 엄청 멋진 분수 쇼와 야경을 보았을 텐데” 그걸 모르고 어제 저녁 분수 쇼를 찾아 몇 시간을 걸으며 아르마스 광장과 산마르틴 광장을 몇 번이나 오고 간 것을 생각하면 고소를 금치 못하겠다. 사람을 못 믿으면 안 되는데!

인솔 팀장이 하도 소매치기 조심, 택시기사 조심(팀장의 이야기로는 택시에 짐을 먼저 실어놓고 손님이 타려면 물건을 가지고 도망가는 택시 기사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겁을 주고 강력범죄 이야기를 하니 우리가 너무 기가 죽었던 것 같다. 여하튼 분수 쇼는 못 보았지만, 무료로 공원 이곳저곳을 관람하며 사진도 많이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공원의 앞쪽에는 페루에서 제일 큰 축구경기장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으며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공원에서 중국 무술 같은 무도를 연습하니 중늙은이도 볼 수 있었다.

▲리마에서 경찰에게 길묻기
▲리마에서 경찰에게 길묻기

박물관은 두 번이나 찾았다가 휴관이라고 해서 물어물어 찾아간 곳은 미술관 MALI(Museo de Arte de Lima)이다. 지나가는 페루 아가씨에게 묻고 또 경찰을 붙들고 지도를 내밀며 부탁을 하고 하며 천신만고 끝에 멋진 건물의 미술관을 찾았다. 멋모르고 찾아간 미술관이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페루에서 이름난 미술관이었다. 토기 등 유럽인들이 건너오기 전의 고대 미술품에서 식민지 시대, 공화국 시대를 거쳐 현대적 작품까지 그리고 사진, 회화, 금은 장식품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1936년대의 CHAMBI라는 사진작가의 사진전에서는 그 당시 인디오들의 생활상과 오래전의 마추픽추의 모습 등의 작품들이 있었는데 흑백 사진이지만 정감이 묻어나는 작품들이 많아 아주 볼만한 전시였다. 무대포로 찾아간 미술관이 우리에게는 대박이 난 것이다.

▲박물관의 알증맞은 토기
▲박물관의 알증맞은 토기

미술관을 본 우리는 시간이 남아 호스텔 주변의 구시가지로 택시를 타고 들어와 성 프란시스코 성당을 찾았다. 오늘이 일요일이라 마침 미사가 열리고 있었고 수 많은 사람들이 성당에 들락거린다. 성당 입구 한편에서는 오늘 세례를 받는 소녀들인지는 몰라도 예쁜 전통의상을 입고 행사 준비를 하는데 그 의상이 너무 특이하고 예뻐서 체면 불고하고 쫓아가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성당에는 많은 사제들과 신도들이 미사를 진행중에 있으며 우리 같은 관광객도 마음대로 들어가서 예배 보는 모습을 사진도 찍고 같이 의식에 참여할 수도 있었다. 성당을 한번 둘러보고 나오는 오른쪽에 건물이 있어 들어가려니 티켓을 끊으라고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은 성 프란시스코 성당 옆에 있는 수도원과 지하무덤인 카타콤이다. 수도원 내부에는 양피지로 만들어진 성경, 구이를 먹는 최후의 만찬 그림 등 수 많은 고서, 가구, 그림 등을 볼 수 있단다. 우리는 시간 관계상 이곳은 관람을 포기하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성프란시스코 대성당
▲성프란시스코 대성당

약속시간 12시의 10분 전 쯤에 호스텔 입구에 도착하고 바로 옆의 구멍가게에서 물을 사가지고 들어갔다. 스페인어로 물은 아구아(Agua)인데 물을 달라고 할 때는 꼭 확인할 것이 있다. 이곳 사람들은 고기를 많이 먹기 때문에 탄산수를 먹는데 흔히 찾는 Con-gas를 줄 수 있기에 No-gas(스페인어로 Sin-gas)를 달라고 해야 한다.

버스 정류장은 아주 혼잡하였고 우리는 두 시에 출발하는 직행버스에 탑승하였다, 이름도 멋져 SOYUZ인데 미국 우주선의 이름을 빌려온 버스 회사 명칭이다. 리마를 출발 친차를 거쳐 피스코(Pisco)까지 4시간가량을 달리는 버스이다. 오른쪽은 거대한 태평양으로 끝없이 수평선이 펼쳐진다. 바다 안쪽으로는 모래사막과 잡초들이 듬성듬성한 초원지대 등이 나타나고 가끔 조그만 마을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곳 버스는 정차지마다 사람들이 내리고, 타는데 빈 좌석이 거의 없을 정도로 꽉꽉 차서 움직인다. 즉 버스가 이 지역 사람들의 주요 운송 수단이란 것을 증명한다. 이곳에서 버스 사업을 하면 돈 좀 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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