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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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산책
  • 전)공주문화원장 최창석
  • 승인 2024.03.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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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편. 바다와 사막을 볼 수 있는 페루 관광도시 피스코(Pisco)

♣이아의 전통요리 안티쿠쵸와 깔도 데 기아나

▲잉카요리 깔도 데 기아나를 먹는 아이들
▲잉카요리 깔도 데 기아나를 먹는 아이들

저녁 6시경 우리는 페루의 남서부 이카주에 있는 소도시 피스코에 도착하였다. 비록 낡고 조그만 도시이지만 태평양 연안의 피스코 만에 면한 주요 항구이며 한 때 ‘파라카스(Paracas)’라는 독특한 해양문명을 꽃 피웠던 곳이다. 또 페루에 대표적인 포도주 브랜디인 ‘피스코’ 포도주를 생산하는 곳이다.

▲우리 이동로
▲우리 이동로

6시 반경 숙소에 도착해 짐 정리를 한 후 아르마스 중앙 광장으로 나왔다. 사람들이 보통 붐비는 것이 아닌데 아마도 축제를 즐기기 위해 마을 사람들 모두가 나온 느낌이고 곳곳에서 축포 쏘는 소리가 요란하다. 조그만 도시에 카톨릭 신도들의 축제 행렬에다 주민의 대다수와 관광객까지 더해져서 조그만 도시는 인산인해이다. 광장에서 시장 그리고 중심지를 둘러보는데 팀장이 우리에게 새로운 도시에서 단골로 소개하는 곳은 대형 마트이다. 아마도 돈 없는 배낭족이니 각종 물건을 싸게 준비하라는 배려인 것 같다. 물을 비롯한 필수품을 간단히 마트에서 구입하고 저녁 먹을 고민을 하였다.

 

 

이런저런 정보를 알아보고 팀장으로부터 추천받은 곳은 ‘피카 리코’라는 식당이었다. 남미 요

▲안티쿠쵸와 향신료
▲안티쿠쵸와 향신료

리로 유명한 ‘안티쿠쵸’를 잘 한다는 식당으로 식당 밖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직접 구경할 수 있단다. 외국의 식당에서 평생 못 보던 음식을 요리하는 것을 구경할 수 있다니 그곳으로 가보자 하고 그 식당을 찾았다. 한참을 밖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잘하는 요리는 안티쿠쵸와 로모 살타도, 깔도 데 기아나라 한다. 안티쿠쵸(Anticucho)는 소심장 꼬치구이로 스페인 정복자들이 건너오기 전부터 안데스 산지의 인디오들이 즐겨 먹었던 전통 음식이며 길거리에서도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우리는 페루에서 제일 유명한 요리가 ‘안티쿠쵸’라 하니 한번 ‘안티쿠쵸’를 먹자고 3명 모두가 동의를 하였다. 음식이 나온 것을 보니 접시 맨 밑에는 양파, 마늘을 얇게 쓸어 깔은 다음에 소심장 부위의 고기 세 점씩을 꼬치에 끼워서 두 줄을 주고 그 옆에 토마토 한쪽, 찐 감자를 두툼하게 썰어 옆에다 두 쪽을 놓았다. 그리고 빨강, 노랑, 겨자색, 흰색 등의 향신료를 갖다 놓아준다. 꼬치를 향신료에 찍어 먹으라는 것이다. 나는 세계 여러 음식에 잘 적응하여 이곳 사람들이 먹는 여러 향신료를 이것저것 골고루 발라 맛있게 먹고 있는데 같이 간 친구들은 그리 탐탁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 나만 맛있다고 할 수 없었고 그래서 친구들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아주 맛있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먹을 만하네” 하며 내 정량을 다 해치웠다.

바로 옆 좌석에 원주민 젊은 부부와 아이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아마도 오늘이 카톨릭 성일 겸 축제일이니 얘기들과 축제를 즐기러 나온 것 같다. 무슨 국수같은 음식을 먹는데 이게 아까 이야기했던 ‘깔도 데 기아나’이다. 이 음식은 닭고기를 넣고 끓인 육수에 면을 넣어서 먹는 대표적인 페루 요리이다. 음식을 먹는 아이들의 눈동자가 너무 선량하고 순박하여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 사람들은 비록 옷은 남루하고 먹는 것은 빈약하지만 행복한 모습이 얼굴에 그득하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인간의 행복은 꼭 물질의 풍요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식사를 끝나고 오는 길에 일행이 옥수수를 하나 사서 세 조각으로 나누어 먹었는데 옥수수를 튀긴 다음에 치즈를 발라 먹는 이 나라 사람들의 간식이다. 옥수수 알갱이가 우리나라 옥수수 알갱이의 두세 배가 됨 직하니 손톱만하게 크고 치즈의 맛과 어울리어 아주 고소하였다.

이곳 사람들은 잠도 자지 않나 어제 밤에는 1~2시까지 축포를 쏘아대곤 하였다. 여하튼 그런 시끄러움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잠을 푹 잤다. 내가 여행이 체질에 맞는 것은 언제 어디에서나 벼개만 비면 자는 것이다. 옆에서 코를 골던지 밖에서 난리를 쳐도 벼개만 비면 골아 떨어지는 것이다. 나와 한방을 쓰던 내 여행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모른다.

♣ 리틀 갈라파고스 바에스타 섬

▲피스코항의 전경
▲피스코항의 전경

아침 경쾌한 새소리에 눈을 떴고 간단한 아침 식사 후, 25인승 전용버스를 타고 파라카스 해상공원으로 향하였다. 이 지역의 집들은 대부분 빨간 벽돌이나 시멘트 블록으로 집을 짓는데 특징이 위층을 마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의 집들이 1, 2층 위에 삐쭉하게 철근이 나와 있다. 이 사람들은 이렇게 건축을 하는 이유는 나중에 돈이 생기면 그 철근 위에 잇대어 2, 3층 건물을 또 올린다는 것이다. 지붕이 튼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이곳이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지역이기에 그렇단다. 이 지역 페루에서 아래의 칠레 해안까지는 한류인 페루해류가 남극 쪽에서 올라오는데 이 차가운 바닷물은 증발량이 거의 없어 주변에 비를 뿌리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은 위도가 남위 14도 정도로 열대 바다라 볼 수 있는데 한류 어종인 정어리가 많이 잡힌다. 그래서 어분 공업이 발달한 곳이다.

▲잉카 제비갈매기
▲잉카 제비갈매기

 

 

 

 

 

 

 

 

 

 

 

파라카스 해상공원의 항구 피스코항. 조그만 어촌인데 배가 붐비는 것은 고기잡이배보다는 ‘바에스타 섬’을 관광하기 위한 관광선이 많기 때문이다. “리틀 갈라파고스”라 불리는 바에스타 섬은 조그만 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이며 그 부근에는 엄청난 바닷새와 펠리컨 그리고 주먹 크기만 한 훔볼트 펭귄 등 다양한 해상 동물이 살고 있어 국립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바닷새들의 배설물이 퇴적, 응고한 것을 구아노(Guano)라 하는데 이를 이용하여 인산질 비료를 만들고 페루는 이곳에서 한때 100여 톤의 구아노를 채굴하여 구아노 최고의 수출국이 되기도 하였다. 그중 새똥을 제일 많이 싸는 놈이 ‘구아나이 가마우지’이다. 이놈은 하루에 1Kg의 먹이를 먹고 50g의 응가를 한다. 이 새들이 인분이 이 지역에 제일 많은데 그래서 비료로 중요한 이 새똥을 ‘구아노’라 한다. 우리가 이곳을 방문하였을 때도 온 바다가 새똥 냄새 천지였다.

먼저 항구에 도착해서는 바닷가가 온통 녹색의 파래로 덥혀있고 파래 냄새가 진동하였다. 섬으로 출발할 때 우리는 관광 모터보트로 이동하였다. 가면서 하늘이 날아다니는 검정색 갈매기. 가이드가 잉카 갈매기라 하는데 나중에 책자를 찾아보니 잉카 제비갈매기(Inca lern)였다.

▲엄청난 페리카나의 무리들
▲엄청난 페리카나의 무리들

육지를 떠나서 처음 만나는 것은 조그만 섬 주변에 있는 엄청난 페리카나 무리이다.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무리가 바글거리며 바닷가에 서식하고 있다. 그 위로 신기한 촛대 모양의 지상화를 구경할 수 있는데 이것을 ‘칸델라브로’라 한다. ‘칸델라브로’는 폭이 70m, 길이 189m, 깊이 1m, 선폭 4m의 거대한 그림이다. 어느 시기에 누가? 왜 만들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나스카 문명 때의 나스카 지상화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지지 않았는가? 추측하고 있다. 모래바람이 거센 이곳에서 그토록 오랫동안 선명할 모습을 띠는 것은 훔볼트 해류가 몰고 오는 염도 높은 안개로 인해 그림이 굳어서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 선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단다.

이어서 본 섬 쪽으로 가며 하늘에 온통 잉카 갈매기, 가마우지, 등 새떼들의 공중 선회로 장관을 이루고 섬들은 그 새똥으로 거의 흰색으로 변할 정도이며 바닷물도 새똥들이 녹아 거품이 일고 있었다. 그리고 섬 꼭대기에서 바다 쪽으로 설치된 인공 구조물이 있는데 얼마 전까지 구아노를 채취하고 바다로 운반하는 인공 구조물이다. 지금도 6~7년에 한 번씩 이곳에서 구아노산을 채취하지만 요즈음 화학비료가 많이 개발되어 옛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단다. 그 사이에 바닷가 절벽에는 물개나 조그만 훔볼트 펭귄 등이 앉아 있다. 한곳에서는 조그만 통통배가 험한 파도 속에서 홍합을 채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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