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주문화재단 ‘문화예술(문학) 집답회’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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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공주문화재단 ‘문화예술(문학) 집답회’에 다녀와서
  • 시인 류지남
  • 승인 2020.11.09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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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류지남

  

▲ 시인 류지남사진=김혜식
▲ 시인 류지남사진=김혜식

시월의 마지막 밤이 오기 이틀 전 가을의 정취가 깊이 물들어가고 있는 고마 센터 1층 강당에서 열렸던, 공주문화재단 문학 분야 집담회에다녀왔다. 그동안 여러 종류의 문학예술 관련 회의나 모임을 다녀보았으나, ‘집담회라는 형식의 회의는 처음이었고, 매우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문화재단 회원들의 따듯한 마중을 받으며 회의장에 들어서니,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금세 알아볼 수 있는 얼굴들이 많았으나, 같은 지역에 살면서도 그동안 인사를 제대로 나누지 못한 낯선 얼굴들도 있었다. 재단 대표님의 인사와 간략한 소개의 시간, 같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낯선 단체와 관계자 분들의 소개와 이야기를 듣는 동안, , 그러고 보니 그동안 같은 지역의 문학인들이 이렇듯 한 자리에 함께 모여 서로 간에 이야기를 나누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올해 들어서, 앞으로 우리 지역에 새로이 공주문화재단이 설립될 거라는 이야기를 이 사람 저 사람에게서 풍문처럼 들으면서, 과연 어떤 모습의 문화재단이 설립될 것인지, 대표자는 어떤 사람이 세워질 것인지, 사업의 방향은 어떻게 전개되어 갈지 등에 대해 기대와 염려가 있었다. 그런데 첫 사업의 시작을, 관련된 단체들의 대표자들 초청하여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매우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재단 대표님의 사업 소개를 듣는 동안, 뭔가 앞으로 우리 지역의 문화적 역량이 일취월장할 것 같은 기대감에 마음이 자못 흐뭇하였다.

재단이 앞으로 펼쳐나갈 기본 기획으로, 첫째 공주의 올해의 문학인, 신진 문학인, 이 시대의 문학인을 각각 선정하여 출판 지원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지원 사업은 단순히 어떤 작가에게 얼마간의 출판비를 지원하여 책을 발간하게 하는 것에서 그치는 방식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책 한 권 분량의 원고를 공모 방식으로 선발한 다음, 책의 출간 기획에서부터 실제 출간, 그리고 홍보와 관련 행사 개최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풀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 참신한 계획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공주지역의 작가로 하여금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충분하게 지원하는 방식이 해를 거듭해 간다면, 공주의 문학인들의 위상 제고와 역량 강화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보태, 공주 문학인들의 합동 출판 기념회 개최와 공주 문학 주간 사업을 펼침으로써, 지역 사회에 대한 홍보 및 시민들과 나눔의 자리도 마련될 것이라는 말에 매우 반갑고 고마워 박수가 절로 나왔다.

두 번째로 반갑게 들은 계획은 바로 공주 문학사발간에 관한 이야기였다. 요즘은 어느 지자체든 자기 지역 출신의 문화예술인을 앞장세워 자기 고장을 자랑하고 관광 산업으로 연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시대이다. 그런데 우리 지역은 전국 어느 지역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자랑스러운 문인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에 대한 문학사적 정리와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채 어둠 속에 묻힌 면이 많다. 고려나 조선 시대의 문학적 자산은 물론, 우리나라 신문학의 태동기에 활동했던 공주의 시인과 소설가들에 관한 연구 및 문학사적 정리가 잘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전체적인 역사적 조망과 더불어, 각 시대를 10년 단위로 나눠 가면서, 공주 문학사의 뼈대를 세워나갈 것이라는 기획이 잘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이 밖에도 공주 문학 아카이브 센터를 만들어 공주 문인들의 자료 수집, 보관, 연구를 지속해나가는 사업과 공주 문화예술인들 간의 네트워크 환경 조성을 위한 지원 사업,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창작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문학인들을 지원하는 계획 등도 참 소중한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골방에 틀어박혀 혼자 고뇌하며 작품을 써나가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런 작품들을 더불어 나누지 못하고 묻히고 만다면 그 자체로 매우 안타까운 일이기에, 이러한 사업도 매우 중요한 일일 거라고 생각한다.

뜨거운 박수 속에서 사업 소개가 마무리되고, 참석자 대다수의 호응 박수가 뜨거웠다. 뒤이어 각 문학 단체 대표자들의 소감과 사업 제안의 시간이 이어졌다. 이야기할 기회가 내게 주어졌을 때, 대략 두 가지의 이야기를 건넸다. 우선 공주의 문학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데 대한 고마움의 인사를 전했다. 그동안 넓지 않은 지역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함께 만나는 자리가 없었던 것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없었음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재단 측이 구상한 사업들도 워낙 크고 방대한 사업이라서, 저 많은 일을 어떻게 다 감당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긴 했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공주 문학의 발전을 이루어지길 기대하면서 나름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 중의 한 가지로, 공주의 산하와 역사와 인물과 문화재 등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을 공모 대상으로 삼아 시상해오던, ’웅진 문학상에 응모했던 작품들 중 좋은 작품을 모아 책으로 만들어보길 제안하였다. 더불어 기존 공주 문학인들의 작품 가운데서도 공주와 관련된 좋은 글들을 모아서 출판하는 작업도 병행한다면, 문화도시, 이야기 도시로서의 공주의 위상을 이끌어 올리는 일에 소중한 디딤돌이 되리라 생각한다. 문학 작품과 작품들을 활용하여 관광 진흥의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우스갯소리로 걱정을 보탰다. 문학 관련 분야만 하더라도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갈 텐데, 저 많은 일을 기획하고 감당해나가야 할 문화재단 직원들의 노고에 걱정의 말씀을 드렸다. 아울러, 모든 사업은 경제적 뒷받침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다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예산 확보의 문제를 어떻게 헤치고 나갈 수 있을지도 염려도 덧붙였다. 문화시장을 표방하며 새로운 문화도시로서의 공주를 가꾸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시장님과 직원들이 계시기에, 새로운 문화 중흥의 시대를 위해 노력하는 문화재단에 큰 힘을 실어주시리라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속담처럼. 역사적 과업을 추진해가는 공주문화재단의 앞날에 환한 햇살이 비추어지길 빌어본다. 그리고 문학 분야뿐만이 아니라 공주의 각 문화예술 분야의 발전이 함께 이루어짐으로써, 우리 공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크게 이바지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정섭 시장님을 비롯한 문화재단을 설립 추진을 위해 고생하신 관계자 여러분들과 백지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가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어깨에 짊어지신 문옥배 공주문화재단 대표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더불어 공주문화재단을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실 재단의 이사님들과 새롭게 그려낼 청사진을 직접 현실로 만들어가기 위해 애쓰고 고생할, 문화재단의 직원들께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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