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읽는 오후 세시. 만개(滿開) 육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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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를 읽는 오후 세시. 만개(滿開) 육근상
  • 김혜식 기자
  • 승인 2020.04.17 0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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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滿開)

육근상

꽃놀이 갔던 아내가
한 아름 꽃바구니 들고
흐드러집니다

선생님한테 시집간
선숙이 년이
우리 애들은 안 입는 옷이라고
송이송이 싸준 원피스며 도꾸리
방 안 가득 펼쳐놓았습니다

엄마도 아빠도 없이
온종일 살구꽂으로 흩날린
곤한 잠 깨워
하나하나 입혀보면서

아이 예뻐라
아이 예뻐라

시인 육근상은 1960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1991년 『삶의 문학』에 「천개동」 외 5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1979년, 육근상은 대학 입시의 실패와 터전의 수몰로 인한 외로움과 소외감에 빠졌다. 여기서 벗어나고자 어죽과 소주를 마시면서 건달 생활을 하며 대청호 주변을 떠돌았다. 이때, 우연히 한국전쟁 실향민 거주지인 천개동을 알게 되어, 거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면서 시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91년 《삶의 문학》에 〈천개동〉 외 5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첫 시집이 나오는 데 등단 후 22년이 걸렸다. 젊은 날, 서울의 한 출판사에 시집 원고를 건넸으나 출판사가 망하는 바람에 거칠게 인쇄된 전단지 같은 시집을 받아들고 실망한 나머지 육근상은 시를 멀리 했다. 그러다 문단 선후배들의 설득으로 다시 시를 붙들어 2013년에 첫 시집 '절창'을 냈다. 두번째 시집으로 '만개'(솔출판사, 2016). 세번째 시집 '우술필담' 雨述筆談>(솔출판사) 있으며 제12회 오장환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수상 시집은  '우술 필담(雨述筆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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